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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복원/민족통일의 정통성 기반 의의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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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복원/민족통일의 정통성 기반 의의있다(사설)

입력
1990.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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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대통령이 25일 경복궁의 복원에 대해 공식 언급했다. 경복궁의 복원은 다시 말해서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고 있는 구 조선총독부 건물(옛 중앙청)을 없애고,원래대로의 경복궁 모습을 복원한다는 것을 뜻한다.이날 노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 새로 지은 대통령관저의 준공식에서 경복궁의 복원에 언급하고,『중앙청 건물은 언젠가는 옮겨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총독부 건물은 허물기에는 아까운 작품이고,『일제침략의 상징으로 옮겨서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보존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겠지만,어쨌든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복원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경복궁에서 조선총독부 건물을 없애야 한다는 것은 일찍이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박사가 완강히 주장했었다. 6·25전쟁 때 9·28수복 후에도 그는 중앙청으로 쓰였던 총독부 건물을 헐어버리고,정부청사를 따로 짓자고 미국측에 강력히 요구했었다.

이 박사의 주장은 돈자루를 쥐고 있었던 미국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실현되지 못했지만,5·16군사혁명 후 당시 혁명주체였던 김종필 씨가 긍정적으로 언급한 일이 있었다. 이 문제는 5공화국 때에도 거론돼서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이 벌어졌었다.

이 논쟁도 결국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박물관으로 개조함으로써 끝나고 말았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주장이 관철되지 못했던 것은 당시 우리의 국력으로 봐서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조선왕조의 정궁을 복원하는 것은 이제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우리는 단정하고자 한다.

세계의 문명국가 치고 왕궁을 이처럼 만신창이인 채로 두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왕궁은 민족적 전통성의 상징이요,국가적 자존심의 상징이라는 뜻에서 어느 나라나 소중하게 보존하고 있다.

한때 「일제침략의 상징」으로 삼아 박물관으로 쓴다는 그럴 듯한 설명이 있었지만,왕궁의 복원은 바로 국권회복과 함께 이루어졌어야 할 사업이었다. 해방으로부터 반세기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만사를 제쳐놓고 민족문화의 소중한 유산인 경복궁의 제 모습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경복궁의 복원을 위해 정부는 수년에 걸치는 연차계획을 세우고,여기에 투입될 예산과 그밖의 기술과 자재 등 자원확보대책을 짜야 할 것이다. 또 경복궁 안에 들어 있는 군시설을 한시바삐 옮기고,볼썽 사납게 솟아 있는 구 박물관도 헐어버리고 민속박물관은 새로 지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왕궁의 복원은 민족통일의 문화적 기반확대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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