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무역 역조현상이 날로 심화되어 쉽사리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금년에도 대일무역 적자폭은 계속 상승하여 8월말 현재 약 40억달러를 기록,작년 동기보다 45%나 초과하고 있는 심각한 상태이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금년도 대일무역 적자는 60억을 초과할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다.
뾰족한 묘책이 없는 우리로서는 대일 무역역조의 개선방안으로 얼마전 내한한 마쓰오ㆍ다이이치로(송미태일랑) 한일시장협회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일본의 수입촉진단의 대량구매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지만,이는 대증요법이나 다름없는 미봉책에 불과해 실효는 비관적이다. 사실 한일 간에 무역역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일본은 수입촉진단을 파한했으나 별다른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다만,구매일자를 앞당기는 효과밖에 없었던 것이 그간의 사정인 것이다.
한일간의 무역이 본격화한 70년대 이후 우리 나라가 일본과의 무역거래에서 흑자를 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대일무역 적자는 86년 54억4천만달러로 절정이었으나 정부가 대일역조개선 5개년 계획을 추진한 88년에 들어와 적자규모가 39억3천만달러로 일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다시 40억달러로 늘어났고 금년에는 적자폭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대일무역 적자가 늘어나는 원인은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의 경제개발이 일본의 기술이전과 설비투자를 기반으로해서 이뤄졌기 때문에 산업구조상 수출규모가 늘면 늘수록 부품 등의 대일수입도 늘어 대일무역 적자는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과감한 기술이전이 필요한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도 23일 청와대에서 마쓰오(송미태일랑) 씨 등 일본 수입촉진단 대표를 접견,『양국 간의 무역균형이야말로 한일 우호의 첩경이며 이를 위해서는 일본의 기술협력과 이전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간의 일본정부는 한일산업 기술협력위원회의 구성제의마저 거부하는 등 한일 간의 산업기술 이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일산업기술협력위의 구성은 지난 5월 노 대통령이 방일,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의견을 모은 것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일본이 대한기술 이전에 얼마나 인색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는 이와같은 일본의 폐쇄적인 태도에 대해 유감이다.
일본은 「한 마리의 생선을 주기보다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진정한 이웃간의 우호협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기술이전의 약속을 성실히 지킬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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