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양보 없는 90분 공방/후반 북 역습에 한때 위기/남북축구 서울 2차전이번에는 남이 이겼다. 23일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남북통일축구대회 2차전은 한국이 황선홍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양팀이 1승1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양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회피하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으나 초반부터 스피디한 공격을 전개하며 열기가 올라 90분간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전개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 대표팀간 경기서 4승1무1패의 우위를 기록했다.
전반에 고정운 황선홍을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김주성 구상범이 뛰어난 돌파력으로 찬스를 만들어 73정도의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경기시작 휘슬과 함께 북한과 속공대결을 벌이던 한국은 17분 상대의 예봉을 꺾는 선제골을 올렸다.
PA 왼쪽의 프리킥서 구상범이 왼발로 볼을 감아 올리자 페널티마크 근처에 있던 장신 황선홍이 곁에 있던 수비 한명을 제치고 점프헤딩,오른쪽 모서리로 꽂아 넣은 것.
한국은 이후에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으나 20분 김주성의 센터링을 받아 고정운이 정면서 헤딩슛한게 북한 GK 김충의 손에 걸렸으며 25분 고정운의 정면슛도 불발로 끝났다.
북한 GK 김충은 전반종료 직전에도 구상범의 아웃사이드킥을 몸을 날려 쳐냈다. 그러나 후반들어 한국은 팀 플레이보다는 개인기에 의존하며 슛을 남발,한동안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류성근,윤철 등 18세의 힘 좋은 선수를 후반들며 교체 투입한 북한은 철저한 대인마크에 이은 빠른 역습을 펼쳐 해이해진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9분에는 한형일이 골 에리어 오른쪽서 센터링 한 것을 주장 윤정수가 GK 김풍주와 11로 맞서 슛했으나 김풍주가 잡았다가 놓친 후 엎어지며 다시 잡아냈다.
북한은 이후 초조한 탓인지 무모하게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며 한국문전서도 박경훈 정광석 등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0분 기용된 최순호의 절묘한 터닝슛 등으로 북한문전을 두드렸지만 추가골은 뽑지 못했다.
◇전적
한국 1(10 00)0 북한
▲득점=황선홍(전 17분·한국)
○선수들 깨끗한 매너
○…남북통일축구 2차대회는 선수와 관중 모두가 한데 어우러진 남북동포들의 친선과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잠실운동장은 시종 열기가 넘쳤고 관중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승패보다는 관중들에게 멋진경기를 보여주기에 최선을 다했으며 상대방이 넘어지면 손을 잡고 일으켜 주는 등 모두 깨끗한 매너를 보여주었다.
관중들은 남북선수 가릴 것 없이 똑같이 열띤 응원을 보냈으며 멋진 묘기에는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한때 대학생 45명 연행
○…경찰은 경기장 내외에서 대학생 차림의 젊은이들의 소지품을 샅샅이 뒤져 한반도가 그려져 있는 플래카드 등을 소지하고 들어가려던 김재준 군(24·홍익대 교육 3) 등 대학생 45명을 연행했다가 경기가 끝난 뒤 대부분 풀어줬다.
그러나 이날 연행된 학생들 중에는 「통일국문」 등의 글자가 적힌 과 티셔츠를 입고 들어갔다가 경기장 내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에 연행된 경우도 있어 일부 학생들이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단순한 격리차원이었을 뿐』이라고 답변.
○“경기내용 대등”/“잘 끝나서 만족”
▲박종환 한국 감독의 말=감독입장에서 게임은 10으로 이겼지만 내용은 5050으로 대등해 기뻤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북측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피로가 쌓여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으나 친형제처럼 우호적이며 정정당당하게 싸워 기쁘다. 축구선수들은 물론 남북한이 모두 바라고 있는 단일팀이 하루빨리 구성됐으면 한다.
▲명동찬 북한 감독의 말=경기가 아무탈 없이 잘 끝나 만족한다.
서울일정이 복잡하고 휴식기간도 짧은 데다 긴장이 겹쳐 만족할 만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호상 다치는 일을 피하고 인민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이라고 지시했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