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 정당참여폭서 제동/「대권장기구도」와 맞물려 난항/비공식 접촉 계속ㆍ「노김 면담」서 마무리엔 접근민자당 단독국회가 22일 본회의 속개를 이달말까지 연기시킨 가운데,여야는 정국정상화를 위한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정국정상화의 핵심관건인 지자제 실시문제를 놓고 절충을 벌여온 여야는 마지막 수순인 영수회담 문제까지 협의할 정도로 큰 줄기는 합의했으나 기초자치단체의회 및 장의 정당공천여부를 놓고 「마지막 버티기」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즉 민자당이 기초자치단체의 정당참여는 양보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인 반면 평민당은 전면적인 정당참여를 해야 한다고 여권에 마지막 압력을 가하고 있다. 22일의 김윤환 민자ㆍ김영배 평민 총무회동은 이 논쟁을 벌이다 결론없이 끝났다.
평민당은 지난 11일 「김영삼 대표의 김대중 평민 총재 방문 때 약속사항」이라고 주장하며 기초단체의 정당추천제 허용을 요구했는데 이날 민자당의 의원총회는 『너무 양보했다』는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어 협상은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여야는 이날 상오 의원총회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지자제협상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지난주말의 「해빙기류」는 아직 불안정하며 평민측에서는 오히려 강경분위기로 돌아서는 느낌이다.
평민당측은 지난주말 김영삼 민자 대표의 「광역공천 허용 기초공천 배제」의 부산 발언을 지적,기존자치단체의회 및 장 선거에 정당공천제를 배제할 경우 국회정상화에 응할 수 없다고 새삼 배수진을 쳐놓고 있다.
즉 김태식 평민당 대변인은 지난 11일 김대중 평민 총재와 김영삼 민자 대표와의 단독회동 내용에까지 언급,『김 대표가 정당공천제 허용하에 91년 상반기중 광역ㆍ기초의회선거,92년 상반기에 광역ㆍ기초단체장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민자당 공세에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인상이다.
평민당측은 한때 기초자치단체의회ㆍ장 선거에 있어 「정당표시제」를 주장하다가 「정당공천제 허용」 고수쪽으로 강경국면으로 전환했는데 그 배경은 당내의 강경론이 지배적인 데다 수도권 및 산업도시에서의 당세 확장을 노린 정치적 계산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주말 평민당측이 단식을 해체하면서 의총에서 결의한 성명내용중 『민자당이 등원전제조건인 4대 요구사항을 전면 수용하지 않으면 제2의 투쟁으로 들어갈 것이며 단식중단과 등원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듯이 평민당은 단식에 대한 압력에서 벗어나는 대신 등원협상에서 시간적 여유를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평민당은 내부적으로 「이달말이나 함평ㆍ영광 보선시기(11월9일) 전후」를 놓고 등원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도 사실. 따라서 평민당은 등원에 따른 국민여론의식 및 민주당ㆍ재야측에 대한 명분축적과 13대 총선 및 차기대권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겠다는 실리를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자제 실시에 관해 소극적이었던 민자당이 종전의 입장에서 대폭 양보한 것과 관련,당내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대표 등 민주계측은 평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서라도 정국정상화를 조기타결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인 데 반해 민정계는 내각제 개헌추진 전제아래 지자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91년 상반기의 지방의회선거에서 내각제 개헌을 이슈화,국민공감대 확산 및 여론수렴의 「검증 절차」로 활용하든지 평민당측으로부터 『지자제를 양보하는 대신 내각제 개헌추진의 「묵시적 동조」를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 민정계측의 복안.
민정계 일부 의원들이 22일 의총에서 『김 대표의 「부산발언」을 계기로 내각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김 대표가 지난 11일 김 평민 총재를 찾아가 지자제 방안을 전면 양보한 것은 항복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것은 민자당 내부의 이같은 기류를 드러낸 대목이다.
여야는 금주에도 계속 비공식 총무접촉을 벌여 지자제 실시에 대한 막바지 절충을 마무리짓고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평민 총재와의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정상화를 완결하는 수순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선 현안타결ㆍ후 영수회담 추진」이라는 수순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실무차원에서의 막바지 절충이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타협의 실마리가 가시화됐던 「협상정국」은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조명구 기자>조명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