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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블록화 한층 가속/동구등 국제질서 개편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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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블록화 한층 가속/동구등 국제질서 개편따라

입력
1990.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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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ㆍ「유럽」ㆍ「엔」 등 3대권속 소블록까지/“보호주의 철폐” “자유무역 붕괴” 찬반 양론세계경제의 블록(Block)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지역을 중심으로한 이같은 현상은 역내국가들간에 관세 등 각종 무역장벽을 철폐,자유로운 교역을 촉진하는 경제공동체 구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보호주의 철폐에 따른 경제의 세계화에 기여한다. 그러나 역내국가들간의 이익만을 지나치게 추구,블록이나 역외국가들에 더 높은 보호주의 장벽을 구축해 블록간 교역을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와 오히려 자유무역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도 높다.

경제의 블록화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 왔으나 최근 동구권의 대변혁에 따른 국제질서의 대폭적인 개편 과정속에서 세계경제 구조도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데 따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세계경제는 크게 3블록으로 나눌 수 있다.

아메리카 블록과 유럽 블록 및 엔 블록 등이다.

이 대블록내에서 몇몇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국가들이 또 소블록을 구성해 가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아메리카 블록은 정치ㆍ경제적으로 가장 대국인 미국을 핵으로 캐나다와 멕시코가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며 중남미 국가들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지난해부터 효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미국과 멕시코도 현재 자유무역지역 설치를 위해 협상중에 있다.

또 콜롬비아는 지난 8월 가리비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부터 미국에 대해 특별한 무역상의 양보조치를 촉구하고 있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등 남미 4개국은 오는 95년 12월31일을 공동시장 구성목표일로 잡아 놓고 있다.

이 블록내의 움직임중 주목되는 것은 중남미 공동시장 창설문제.

지난 11일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개최됐던 중남미 9개국 정상들의 상설정치협의기구(리오그룹) 4차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중점 논의됐다.

카를로스ㆍ안드레스ㆍ페레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 유럽공동체나 미ㆍ캐나다 자유시장개설 등 거대한 경제권의 형성이라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중남미도 이같은 현실에 적응해야만 하며 그렇지 못할 때에는 더욱 악화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이 지역 공동시장 창설을 역설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6월 유럽경제통합과 비슷한 자유무역 지역을 미주지역에 창설하자고 제의했었다.

또 카리브해공동체 13개국 지도자들도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카리브해 경제통합안」을 발표,오는 91년까지 역내의 무역장벽을 철폐키로 합의했었다.

유럽 블록은 92년말까지 경제통합을 선언한 유럽공동체(EC)를 중심으로 소련과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구권 및 중동과 아프리카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해 유럽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블록은 소련과 동구까지도 포함,거대하고도 강력한 경제공동체로서의 잠재적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유럽요새화」를 우려하기도 한다. 이 블록내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뒤떨어져 있는 아프리카는 이 때문에 독자적인 소블록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개최됐던 아프리카통일기구(OAU)의 49개국 정상들은 오는 98년부터 10년동안에 걸쳐 아프리카 공동시장을 구성키로 결정했었다.

엔 블록은 아메리카 및 유럽 블록 가속화에 위협을 느낀 일본이 엔화의 위력을 앞세워 아시아를 중심으로 태평양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급속히 형성되고 있다.

일본을 주축으로 그 주위를 극동과 중국ㆍ호주 등이 둘러싸고 있다.

이 블록은 다른 블록들에 비해 「이질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역내에서 원자재와 시장을 함께 마련할 수 있어 자급자족적인 경제를 훨씬 잘 영위,미국이나 유럽과의 교역을 줄일 수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의 보호주의를 가장 두려워 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2차세계대전 후 IMF(국제통화기금)와 GATT(관세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를 축으로 해 자유무역주의를 기본이념으로 추구해온 세계경제체제에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

자유무역의 붕괴를 가져올지 아니면 경제의 세계화에 기여할지는 각 블록간의 교역이 얼마나 자유롭고 활기를 띠게 되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블록화가 진행될수록 단순 수출만에 전념해온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점이다.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과 합작기업,직접투자 규모의 증가 등이 바로 이를 벗어나기 위한 좋은 예이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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