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자제,밀실 흥정하지 말라(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자제,밀실 흥정하지 말라(사설)

입력
1990.10.21 00:00
0 0

◎국회에 나가 공개적으로 협상 마무리해야오랫동안 실종됐던 정치가 빠르면 이번주중에 복원될 것 같다. 여야간 최대의 쟁점인 지방자치제선거에 관한 막후협상이 크게 진전된 데다가 평민당의 김대중 총재와 일부 의원들이 20일을 기해 단식을 중단하고 협상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의 복원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감정은 여전히 씁쓸하기만 하다.

여야가 요즘 정국정상화를 위해 벌이는 지방자치제의 흥정을 볼 때 그렇다.

여야가 지자제 실시를 정치복원의 계기로 잡은 데 대해 이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권이 실시의도에 얼마나 순수성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데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지자제야말로 민주주의를 키우는 근본이자 토양인만큼 여야는 실시범위와 방법 그리고 시기 등 모든것을 정략과 당략이 아닌 국가발전과 국민이익의 관점에서 마련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협상중인 지자제의 실시시기와 방법에 대해 거여인 민자당은 내년 2∼3월께 각급 지방의회선거를,또 자치단체장선거도 93년 대통령선거 전에 실시하되 의회의원과 단체장선거에 있어 정당공천제는 광역의 경우에만 허용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반면 평민당은 모든 지자제선거에 정당공천제를 채택하고 단체장선거는 92년 14대 총선 이전 또는 총선과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한번 지자제에 대한 우리의 일관된 견해를 짚고넘어가고자 한다. 각급 지자제선거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동시 또는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후보의 정당공천제는 세계적 추세이지만 우리의 복잡한 현실여건과 지방살림의 탈정치를 위해 우선 광역단위만 적용하고 경험을 쌓은 뒤 기초로 확산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아뭏든 지자제에 대한 여야의 입장에 대해 우리는 일부 정치지도자들이 정당공천을 출마자들로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긁어모으고 당세 확장의 호기로 이용하겠다는 것,그리고 여당의 총선 전 단체장선거 반대를 선거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의 통치력행사에 지장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등으로 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여야는 금주부터 본격화되는 지자제협상을 지도자들의 대권욕에 따른 밀실 흥정 방식을 지양하고 국민이익 우선의 관점에서 공개적으로 진행시킬 것을 촉구한다.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은 평민당의 태도이다. 정치를 회복시키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단식과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으면 즉각 국회에 등원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임에도 여야협상의 완전타결과 이의 국회채택 때까지 늦춘다는 것은 제1야당답지 않은 태도이다. 물론 거여의 횡포를 경험한 데다 그들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의구심은 이해하지만 국민이 감시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이 어느 때인가. 중동 전운에 의한 유가인상으로 물가앙등과 수출부진,우루과이라운드협상 임박,치안부재 등으로 한시가 급한데 불과 2개월여 남은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ㆍ대정부 질문ㆍ작년 예산집행의 결산과 사상 최대규모의 새해 팽창예산심의와 각종 민생법안 등은 어떻게 정밀심의 처리하겠다는 것인가. 야당은 지금이라도 무조건 국회에 들어가 회기가 끝나는 연말까지 휴일도 반납하고 국정과 의안심의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치는 한순간도 정지하면 안된다. 국내외의 모든 변화가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 정치는 뛰고 또 뛰어도 따라잡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걸 정치인들만 모르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