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중교통수단 확보가 전제돼야(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중교통수단 확보가 전제돼야(사설)

입력
1990.10.20 00:00
0 0

◎택시요금 대폭 인상 새 부작용 우려된다교통부는 내년부터 4년계획으로 택시요금을 인상해 목표연도인 94년에 가서는 현행요금보다 소형택시는 54%,중형은 72%까지 대폭 인상키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현행 택시요금이 지난 89년 7월1일부터 평균 13.2% 인상된 이후 임금과 수리비 상승 등 요금인상요인이 생긴 데다가 페르시아만 사태로 인해 국내유가마저 인상이 불가피해진 이상 내년 상반기중 택시요금을 인상한다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교통부가 기본요금은 그대로 두고 주행요금만을 올려 장거리 승객들에게 부담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과연 타당한 것이냐 하는 문제라든가,소형 10.7%와 중형 12%의 내년분 인상폭이 합리적이며 타물가에 미칠 영향 등이 충분히 고려된 것인지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같은 세부적인 것들에 앞서 우리가 「택시요금 연차인상계획」에 대하여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택시요금을 4년이란 단기간 동안에 대폭 인상함으로써 무거워질 부담 때문에 택시를 타지 못할 승객들을 위한 대체교통수단계획은 준비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서 택시는 그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대중교통수단으로 큰 몫을 해오고 있다. 60∼70년대는 더욱 그러했고 지하철이 본격화하고 자가용 승용차가 일반화 단계에 진입한 현재도 그 수송분담률은 서울의 경우 15.9%,부산은 20.3%나 된다. 서울지하철 4개 노선 1백16.5㎞의 수송분담률 18.8%와 비교해보면 아직도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기여하는 비중을 과소평가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물론 택시는 그 이름처럼 필요한 사람이 언제고 불러 탈 수 있는 교통수단,즉 선택적인 고급교통수단이 되어야 이상적이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서 택시의 공공성이 강조되고,그러다보니 요금 또한 관허의 테두리 속에 갇혀 연례행사처럼 인상시비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난폭운전과 불법ㆍ탈법운행 등으로 거리의 무법자처럼 횡포를 자행하는 택시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고급교통수단으로 전환시켜 수송분담률을 10% 이하로 낮추는 방안밖에는 다른 묘안이 없다는 데 이의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택시를 못타고 안타는 승객들을 대신 흡수해줄 대형 또는 다량의 대중교통수단 다시 말해 버스나 지하철을 얼마만큼 빨리 대비하고 건설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한 대체교통수단의 마련도 없이 택시요금만 대폭 올려 택시 타기가 더 어렵게 된다면 결국은 자가용 승용차 구입을 부채질해 대도시 교통 소통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 너무나 뻔하다. 서울시의 경우 94년까지 증설 또는 신설할 지하철은 5호선(김포공항­고덕동) 52㎞,8호선 10㎞,4호선 연장 10㎞ 등 70㎞ 정도에 불과하다. 택시요금 대폭 인상으로 밀려나는 승객을 떠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교통부는 17인∼25인승 중형버스 도입을 검토한다지만 그것은 비러시아워에 버스업체의 빈차 운행을 보전해주는 효과 이상은 기대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감안해볼 때 교통부의 택시요금 대폭 인상으로 인한 수송분담률 감소계획은 대중교통수단 확보 장기계획과의 연관성이 너무나 조화를 잃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서두르지 말고 종합적이고도 연관성 있는 보완작업을 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