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북정상회담 언제 열릴까/김일성의 「원칙적 동의」로 큰 관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언제 열릴까/김일성의 「원칙적 동의」로 큰 관심

입력
1990.10.20 00:00
0 0

◎북 변화속도ㆍ내부 설득에 달려/총리회담서 「결실」 빠르면 “시간문제”북한 주석 김일성이 18일 강영훈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밝힌 「남북정상회담 원칙적 동의」는 향후 남북관계의 전망을 상당히 밝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측이 정상회담에 관해 어떤 형태이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김 주석의 발언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서는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정치협상회의 범위내에서의 개최의사를 밝히거나 국가보안법 철폐 등 정치적인 전제조건을 내세웠던 북한이 이같은 긍정적인 반응을 처음 보인 것은 북한의 대남정책이 서서히 변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말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북한 변화의 범위와 속도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아직 여러가지 어려운 변수를 안고있는 것이지만 일단 김 주석의 정상회담 거론 자체는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 정세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남북정상회담은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 또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그 가시적 성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김일성이 18일 밝혔듯 『총리회담이 잘 성사되면』이라는 전제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정상이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만날 경우 이 회담은 만남 자체로 끝날 수는 없다는 게 남북 양측의 공통된 인식이다.

남북정상회담은 종래 우리측이 의미를 부여해 왔던 대로 관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자리여야 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양측이 모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은 양측 정상의 돌연한 결단에 따른다기보다는 양측간에 일정수준 이상의 화해분위기와 필요성이 축적된 뒤에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여건의 축적위에서 남북정상회담은 관계개선에 대한 결정적 장애를 제거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측은 이미 남북고위급회담을 시작하면서 이 회담을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토대로 삼는다는 방침아래 여건조성에 주력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현재 2차회담까지 마친 남북고위급회담의 전도는 3차회담 일시까지 결정한 상황으로 볼 때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현재의 한반도 주변정세와 북한의 내부사정,우리측의 대북 관계개선의지 등은 남북 양측의 상호이해와 협상의 여지를 점차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과 권력승계,외교적 고립 등 중첩된 현안으로 인해 대외 및 남북관계를 전면 변경해야 할 필요성에 내몰리고 있다.

북한은 한소 수교 및 한중 관계개선,우리측의 유엔가입 가능성 등에 따른 외교적 고립감과 함께 소련 내부필요에 의한 경제압력,동구개혁으로 인한 개방분위기 유입과 소비욕구 증대 등 복합적 체제 위협요소에 직면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은 최근 일본과의 관계개선 시도 등 대외정책의 변경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 관계개선의 선행을 요구하는 미일 등의 입장에 따라 원하는 만큼의 대서방 관계개선을 이루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북한은 우리측의 유엔 동시가입 요구에 대해 반대논리를 점차 상실해 가고 있으며 내부경제난 극복을 위한 남북경협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우리측의 유엔가입 및 남북경협에 대한 입장은 양측 관계개선에 대단히 유효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동시에 북한은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도 실질적인 남북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느낀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남북고위급회담은 앞으로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라 점차 가시적인 진전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고위급회담의 전망과는 별개로 정상회담 개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는 북한의 대내 설득논리 개발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내적으로 우리 정부를 통일을 방해하는 집단으로 매도해왔기 때문에 45년 동안 신격화되어온 김일성과 남측 대통령과의 회담을 우리측의 요구대로 공식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선 주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사전정지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정상회담에 있어 우리측의 변수는 팀스피리트훈련 등 군사문제에 관한 미국측의 태도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북한의 입장으로 보아 남북 관계개선을 위해선 팀스피리트훈련 등 한미 군사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나 미국은 이 부분에 대해 단순히 남북관계만을 고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지난 80년 제6차 노동당대회를 끝으로 10년이 넘도록 당대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대내외 정책의 중대변화를 천명하는 제7차 노동당대회를 김일성이 80세가 되는 92년까지는 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시기는 북한 노동당대회 개최와도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고위급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거둔 뒤 우리측의 경협ㆍ유엔가입 문제에 관한 전향적 제의의 북측의 「남북 실체인정」이라는 입장변화가 맞아 떨어지는 시점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현재의 주변정세 변화속도로 보아 빠르면 내년상반기 중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정광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