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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서 영접… 최고의 경어 사용/「김일성 면담」 30분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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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서 영접… 최고의 경어 사용/「김일성 면담」 30분 전후

입력
1990.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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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담 순조 기뻐… 결실 희망”/강,안부전하며 회담 감사/끝난 후 기념촬영… 단독면담 내용 주목○…우리측 대표단의 북한 김일성 주석 면담은 18일 하오 3시 정각 평양시내의 금수산의사당(주석궁)에서 강영훈 총리가 먼저 김 주석을 20분간 단독요담한 뒤 대표단 일행이 10분간 공동면담하는 순서로 진행.

강 총리는 분단 45년 만에 처음인 우리 국무총리의 김 주석 면담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안부인사부터 전한 뒤 비공개 면담에서는 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직접 김 주석에게 전달했을 것이 확실시 된다.

우리측 대표단의 김 주석 면담은 정중하고 화기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단독·공동 합쳐 모두 30분. 이는 서울회담 때 노 대통령이 북측 대표단을 만난 1시간여에 비해 절반 정도.

강 총리는 이날 하오 3시 정각 금수산의사당의 현관에 도착,주석궁측의 안내를 받아 김 주석 집무실로 이동.

강 총리가 주석 집무실 입구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 이르자 집무실 문이 열리면서 김 주석이 반갑게 강 총리를 영접.

○노 대통령 메시지 전해

김 주석과 강 총리는 뜨거운 악수를 교환하면서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라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집무실 안으로 나란히 입장.

집무실 복판에 장방형 탁자가 마련돼 있었고 동서로 마주보는 자리에는 강 총리와 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앉았으며 김 주석은 남북 양 총리의 한가운데 좌정.

○…이 자리에서 강 총리가 먼저 『주석각하,제가 서울을 떠날 때 노태우 대통령께서 김 주석에게 정중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씀했습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주석은 『감사합니다. 노 대통령께서는 건강하신지요. 서울에 가시면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요』라고 응답.

이어 강 총리가 『제가 서울을 떠날 때 노 대통령께서 여러가지 말씀이 계셨습니다만 우선 김 주석께 남북 관계개선을 위해 총리회담을 개최하게 된 데 대해 인사를 전하도록 당부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김 주석은 『피차 마찬가지지요. 귀측의 호응으로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대해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화답.

○…강 총리와 김 주석의 단독면담은 사진촬영을 위해 약 3분간 공개됐는데 김 주석은 『강 총리 고향이 북쪽이라면서요』라고 말하자 강 총리는 『네,그렇습니다. 45년 전에 평양을 거쳐 서울로 갔습니다. 연 총리를 두번째 만나니까 친근하게 여겨집니다』라고 답변.

이어 김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귀측이 우리측 제의에 호응해 나섰기 때문에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면서 『평양에서 양측이 여러가지 진지한 얘기를 서로 나누어 결실을 맺을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니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희망합니다』라고 밝은 표정을 짓기도.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

○…강 총리를 제외한 우리측 회담대표 6명과 수행원 3명 등 9명은 이날 하오 3시10분께 주석궁 현관에 도착,10분간 집무실 옆 대기실에 머문 다음 3시21분께 집무실에서 김 주석과 면담.

김 주석은 현관 입구에서 강 총리의 소개로 홍성철 통일원 장관 정호근 합참의장 순으로 일일이 악수를 하며 우리측 대표들을 반갑게 맞았다.

김 주석은 인사를 끝낸 다음 『자 모두들 앉읍시다』라며 직사각형 긴 탁자의 북쪽 중앙에 좌정했으며 좌우에는 김광진 인민무력부부장과 안병수 조평통 서기국장 등 북한측 회담대표 및 수행원이 참석.

한편 남쪽방향 중앙에는 강 총리를 중심으로 우리측 대표단과 수행원이 자리를 잡고 앉았으며 양측 대표단이 모두 착석하자마자 김 주석이 『저는 이번에 총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에 온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국통일을 위해 많이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인사.

이에 대해 강 총리는 『우리측 회담대표를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만나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에 평양에 와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만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응답.

김 주석은 이어 『고위급회담이 열린 자체가 우리 민족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0년대부터 10년 만에 열리게 된 이번 고위급회담은 우리 민족의 앞날에 밝은 전망을 갖게 해줘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문건 채택은 못했지만 다음 기회 서울에서 열리는 총리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언급.

김 주석과 우리 대표단과의 면담은 3시21분부터 3시30분까지 10분간 진행됐는데 김 주석은 우리 대표단에게 최고의 경어를 사용하면서 시종 밝은 표정으로 따뜻이 환대해 주목.

김 주석은 우리 대표단과의 면담을 끝낸 다음 3시30분부터 3시35분까지 5분간 주석궁 중앙홀에서 남북 양측 대표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으며 촬영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작별인사.

○…김일성 주석궁으로 불리는 금수산의사당은 3층짜리 건물로 중앙홀 돔 위에는 인공기가 펄럭였으며 현관 앞에는 분수대가 물을 뿜어대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면 양측에는 대리석 벽이 시원하게 열려져 있으며 중앙통로에는 붉은 카펫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주석궁 현관에서 중앙홀에 이르는 천장에는 대형 샹들리에가 중앙 4개 양쪽 5개씩 모두 14개 장식돼 은은하면서도 호화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평양=이성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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