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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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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987년부터 제2차 7개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일성은 이 계획을 세우고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다짐했다. 그 뜻은 무엇인가. 첫째는 사회주의가 완성되고 공산주의 단계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둘째가 자본주의체제를 제압하고 대남 우위를 확고하게 굳히겠다는 결의의 표시였다. ◆이 거창한 계획의 발표 이후 중간보고가 한번도 없었다는 게 이상하다고 할까,수상하기조차하다. 천리마운동이다,속도전이다 하며 성과자랑을 하는 버릇을 생각해 그렇다.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예정대로라면 선전전이 얼마나 떠들썩할지 예상하고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외 무역대금 부채는 총액이 40억달러가 넘는 거액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우리식대로 살아간다고는 하나,빚을 엄청나게 짊어지고 살아가는 살림이 얼마나 고달픈가 뻔할줄 안다. 그런데도 북한정권은 대외선전을 위해 무리한 일을 서슴지 않는다. 단적인 예가 지난해 열렸던 「평축행사」이다. 개최비용에 47억달러를 퍼부었다고 한다. 무형의 밑천을 다소 뽑았는지 모르겠으나 이러고도 경제가 고단하지 않다면 그것은 바로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먹고 사는 것은 걱정없다고 큰소리를 탕탕치는 모양이나 그것도 정도문제일 것이다. 주체사상으로 똘똘 뭉쳤다고 하지만,그 주체사상이 안겨준 북한동포의 피해를 상상해보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해 북한경제담당자는 북한의 국민소득이 2천5백30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전문가마저 이 숫자를 믿지 않는다. 일본의 북한문제전문가는 5백달러 수준인 중국보다 못한 것으로 사견을 밝혔다. ◆오늘 평양에서 남북총리회담이 열린다. 경제협력 문제가 과연 다뤄지기나할지 궁금거리다. 금강산 개발이니 뭐니 하는 벅찬 과제보다 민생중심으로 진지한 의견이 오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민족의 소망이 아닐까. 뜬 구름같은 이야기는 제쳐두고 서로 잘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게 진짜 통일의 길이 아닌가,그런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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