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여협상 최대결실 겨냥 「압력가중」/평민 일부의원 동조단식 배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여협상 최대결실 겨냥 「압력가중」/평민 일부의원 동조단식 배경

입력
1990.10.16 00:00
0 0

◎예상된 수순… 강경으로 내부전열정비 겸해/여 협상카드 기대 이하 땐 진퇴양난 우려도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이 15일로 8일째 계속되고 평민 의원 30여명이 동조단식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간 대화분위기가 성숙되고 있어 금주가 정국정상화의 고비가 될 것 같다. 평민 의원들의 동조단식은 당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하더라도 평민당이 「단식정국」에서 불퇴전의 자세를 굳히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여기에서 「투쟁의 성과」를 확실히 거두자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당 일각에는 단식의 취지에 찬동하면서도 투쟁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대세는 「이왕 내친 김에 결판을 내자」는 쪽으로 모아진 것이다.

동조단식에 들어간 의원들은 김 총재의 단식의지가 김영삼 민자당 대표의 방문과 민자당의 당직개편,그리고 보라매대회의 기대 이하의 성과 등으로 희석돼 가고 있는 측면이 크다고 보고 배수의 진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평민당은 배수의 진 구축을 통해 단식요구 4개항에 대한 관철의지를 재천명하고 수일내로 재개될 대여협상에 대비해 내부전열을 정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구조건중에서 핵심사항인 지자제 실시,그중에서도 자치단체장선거 실시문제의 경우 평민당이 전열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평민 의원들의 동조단식은 김 총재가 단식에 들어갔을 때부터 거론된 것으로 예상된 수순이어서 「단식정국」에 특별한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요구사항 관철에 대한 평민당의 의지를 재천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평민당은 민자당의 당직개편이 대화의 계기가 되길 희망하면서 「단식정국」을 대화로 풀자는 데는 신축적 입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화에는 신축적이지만 구체적 협상내용에까지 신축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권이 지자제문제와 자치단체장선거에서 납득할 수준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문제를 풀 길이 없다는 게 평민당의 입장이다. 평민당은 볼이 이제 여권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민자당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오는지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그냥 지켜보는 게 아니라 단식전열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 동조단식을 하면서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지자제에 대해 평민당이 설정하고 있는 최대양보의 선은 지방의회선거를 내년 상반기중으로 마무리짓고 자치단체장선거를 정당추천제 허용아래 14대 총선 때까지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구두로는 믿을 수 없으니 여권으로부터 명문화된 각서 등을 받아내자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선거의 경우 14대 총선과 동시에 실시해도 무방하나 실시시기만 확실히 보장되면 14대 총선 직후 93년 대통령선거 전에 실시하는 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내각제개헌 포기선언의 경우는 이미 김 평민 총재가 밝혔듯이 『명시적인 포기선언이 곤란할 경우 「국민과 야당이 원하지 않을 경우 내각제개헌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당차원에서 확인하면 된다』는 선으로 축소된 바 있다.

평민당은 지자제문제와 내각제 포기선언 요구에 대한 이같은 입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단식정국」을 풀고 싶어도 명분 때문에 풀 길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민자당이 김윤환 총무의 인준절차가 끝나는 대로 협상에 나선다 해도 지자제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결단이 없는 한 돌파구 마련이 어렵다는 게 평민당의 시각이다.

의원들의 동조단식으로 평민당은 배수의 진을 쳤지만 여권으로부터의 협상카드가 기대 이하의 것일 경우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맞을 수도 있다. 당내 서명파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이 동조단식 돌입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도 이같은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국은 여야가 서로 내놓고 있는 「협상카드」의 내용이 어떤 수준에서 막후 조절되느냐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이병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