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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명단 공개용의/윤 이병 “양심선언 안하면 곧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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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명단 공개용의/윤 이병 “양심선언 안하면 곧 밝히겠다”

입력
1990.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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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전날 청소하며 빼낼자료 봐둬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사실을 폭로하고 잠적한 윤석양이병(24)이 12일하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에 자신의 수기를 보내 『주요대학 및 재야단체는 물론 정계 노동계 등 사회각층에 상당수의 보안사프락치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 명단을 갖고있다』고 주장했다.

윤이병은 『프락치들이 양심선언 등을 통해 반성하지 않을 경우 그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하오2시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7층 사무실에서 「나에겐 아직도 갚아야할 빚이 있다」는 제목으로 윤이병이 보안사 서빙고분실에서 지낸 80일동안의 생활과 심경을 담은 수기를 공개했다.

수기에 나타난 「과업무보고서」란 제목의 보안사수사 지침에는 「정보수집과 신분위장 목적의 위장업체설립긴요」 「출판사와 복사점을 겸비한 서점이 타당할듯」 「출판사는 상업적 경영이 목적이 아니므로 발행잡지는 계간지가 적당(예:얼 논쟁 촛점)」 「서점은 연세대로터리가 좋을듯(예:개벽)」 등 내용이 있어 지금까지 드러난 술집 「모비딕」,출판사 「현실촛점」뿐 아니라 대학가에 보안사가 위장운영하는 서점 등이 더 있거나 설립이 추진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윤이병은 또 보안사가 서울 홍익대앞 서점 「이어도」의 전화통화를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윤이병은 수기에서 보안사에 연행돼 혁노맹수사를 받던중 동료들을 점찍어준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보안사의 내막을 폭로키로 결심,두달동안 전향한 프락치로 행동해 신임을 얻은뒤 자료를 갖고 탈영했다고 밝혔다.

윤이병은 탈영전날인 지난 9월22일 상오 분석반 사무실을 청소하며 미리 빼낼 자료를 눈여겨둔뒤 23일 상오2시 분석반 사무실에 들어가 자료를 스포츠백에 담아 정문초병이 다음 근무자를 깨우러 내무반으로 간 틈을타 정문으로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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