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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통일열기」 조성은 내부용/잇단 대남ㆍ대일 손짓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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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통일열기」 조성은 내부용/잇단 대남ㆍ대일 손짓 배경

입력
199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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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소 수교등으로 대김일성 충성심 타격/남측대표단을 당창건 기념사절로 「변질」/일의 사죄ㆍ배상도 체제위기 탈출에 이용북한은 10일 45년 해방이래 줄곧 제1우방으로 남아온 소련대표가 참석치않은 가운데 국가최고행사인 로동당창당 45주년 기념일을 지냈다. 대신 도이ㆍ다카코(토정다하자) 일본 사회당대표가 참석했다.

북한 김일성체제는 한국­소련 수교등 급변한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를 업은 가운데 주체사상과 경제현실의 갭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김일성주석이 이 문제를 어떤식으로든 언급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아무런 연설없이 지났다.

김일성주석의 이중성은 역사소설에 나타나는 「홍길동」에 비유할 정도. 1926년부터 항일운동 역사성을 배경으로 한 그의 카리스마가 45년 해방이후 지금까지 북한주민들에게 가장 큰 정권의 정통성을 이루어 왔다.

소련군 육군대위로 북한에 들어온 김일성은 정적을 숙청하고 70년대 「주석」에 올라 수령으로서 남조선해방을 위해 매진한 영웅으로 부각됐다.

김일성의 가장 큰 위기는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로동당창건 43주년을 앞두고 거행된 서울올림픽에 예상을 깨고 소련을 비롯한 중국ㆍ동구 등 세계의 여러나라들이 참석한 것. 게다가 이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서둘러 무역사무소 및 수교요청을 해와 동구의 민주화까지 연결됐던 것이다.

특히 올해 한소수교에 놀란 북한은 일본과의 경제협력 또는 수교협상까지 제의하고 나옴으로써 한국의 북방외교에 대한 북한의 남방외교의 대응이라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김일성은 이러한 외교ㆍ경제적 약세를 올해 신년사부터 전향적 선언으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

김주석은 올해 1월1일 신년사를 통해 ▲3대혁명노선 계속 견지 및 당의 영도체제강화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의 정당성 ▲유엔단독가입 및 대화창구 일원화 반대 ▲콘크리트장벽제거를 전제로 남북자유왕래ㆍ전면개방을 위한 최고위급협상 등을 제의했다.

이 선언은 지난 9일 일본 사회당의 도이ㆍ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과의 면담에까지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김주석은 지난 10월초 자민당 전부총리 가네마루ㆍ신(금환신)의 방문을 받고 『일제 및 전후 45년의 사죄를 받아들이고 북한ㆍ일간의 수교협상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가네마루씨가 이를 받아들였다가 일본에 돌아가 자민당은 물론 야당의 비난까지 받자 주춤한 상태이다.

김일성은 특히 9일 도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오는 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언급하면서 ▲팀스피리트훈련중지 ▲문익환목사­임수경양 석방 ▲유엔단독가입 중지등 3개항을 대화추진 조건으로 내세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지난 8일 북한 박성철 부주석이 평양 2ㆍ8궁전에서 열린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제시 10돌기념 평양시 보고회」서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나 단독가입은 나라의 분열을 국제적으로 합법화하고 영구화하기 위한 두개 조선 조작책동의 표현』이라고 비난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종옥 부주석은 9일 김일성부자가 참석한 연설에서 지난 5월31일 김일성이 제시한 5개항의 군축방안인 ▲주한미군철수 ▲콘크리트장벽철수 등을 다시 천명함으로써 북한의 입장을 확실히 하고있다.

김일성주석은 9일 도이 일본 사회당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일본과의 조기수교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욕을 표시하면서도 한국의 유엔단독가입 움직임에 대해서는 강한 반발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통일문제는 자주적이고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여기에 방해가 되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소련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올해초 남북대화를 일체 중단했다가 고위급회담ㆍ남북통일축구ㆍ범민족대회ㆍ범민족음악회 등의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 보다는 북한내부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초부터 휴전선의 콘크리트장벽 철거를 주장하면서 통일열기를 남한측이 막고 있다고 대내외적으로 선전,어느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세계청년학생축전서 임수경학생에 이어 이번 7월 범민족대회서 소설가 황석영씨를 등장시켜 남한주민들의 김부자충성열기를 선전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 9월9일 정권창립 42주년기념으로 서울의 제1차 고위급회담을 『서울시민 1백만명이 북한대표단을 환영했다』고 표현한 것처럼 이번의 제2차 회담도 10월10일의 당창건 45주년기념사절의 일원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11일의 통일축구대회,18일의 범민족음악회에 참석하는 남한대표단은 김부자에의 충성을 위한 남측의 사절단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이 이 9ㆍ9절과 10ㆍ10절 사이에 일본 자민당과 사회당대표를 초청해 일제 45년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약속받았다는 것은 앞으로의 수교ㆍ경협보다 당장 북한주민들로부터의 충성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로동당의 대남ㆍ대일 정책은 「하나의 조선」과 「두개의 조선인정의 명분」 사이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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