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국제경기행사는 단순한 스포츠의 차원을 넘어 정치ㆍ경제ㆍ문화적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시아인의 한마당인 북경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리면서 그 특징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는 것을 거듭 확인케 된다.북경에서 열린 11회 아시아드는 천안문사태 이후 중국의 혼미상을 일거에 극복하려는 일대 야심작이라고 할 만하다. 중국은 국력을 기울여 준비를 했고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본다. 10억을 넘는 인구를 포용한 중국대륙은 이제 새로운 자신감으로 새 무대를 펼쳐 나갈 것이다.
북경대회는 처음 이라크의 출전금지라는 불상사를 안고 출발했으나 아시아의 잔치로 손색이 없이 치러졌고,중국 스포츠는 독주적인 강세를 과시하였다. 중국 스포츠의 무서운 잠재력은 아시아를 압도하고 세계 정상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순수하게 스포츠의 평점만을 따진다면 우리나라도 예상치를 밑도나 훌륭한 성적을 낚아 올렸음을 자랑하고,선수들의 노고에 치하를 보내고자 한다.
그러나 북경아시아드는 우리에게 금메달 숫자경쟁 그 이상의 의미와 성과를 안겨 주었다고 분석할 수 있을 듯하다. 아시아 2위를 지켰다는 산술적 타산은 큰 의미가 없고 한민족,중국민족,일본민족 등 한자문화권 3개국이 이 대회를 석권한 것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대회기간중 한소 수교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유의하며,한중관계의 발전에 관심은 한층 높아졌음을 되새겨볼 만하다. 이 대회에 우리가 직ㆍ간접으로 보낸 지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직통항로의 개설 등으로 교류의 폭을 넓히고 활성화시킨 것은 일부 관계자의 한건주의의 시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를 통한 외교의 결실로 보아 무방하리라 생각된다.
아시안게임 이전부터 중국대륙을 찾는 우리의 관광붐은 예상을 넘을 정도였다. 응원단의 명목으로 관광객은 대량으로 밀려 나갔다. 여기서 굳이 득실을 따질 이유는 없다. 긍정적인 것과 회의적인 두갈래 측면이 있었음은 그런대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공동응원이 화기가 감도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것은 매우 감동적이다. 만나는 것마저 꺼리던 옛일을 생각하면 숨통이 탁 트이는 상쾌감마저 느끼는 한다.
그런 가운데 일부 관광행태는 정상을 벗어났다는 핀잔에 깊은 반성을 가하지 않을 수 없게 쓰디쓴 뒷맛을 남겼다. 성숙과 미숙이 균형이 잡히지 않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이다.
스포츠를 통한 아시아의 전진은 계속될 것이다. 그 줄기찬 힘은 아시아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로 향하리라 믿는다. 그것은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해야 가능하다. 우리가 그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굳혀가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와 대중국 교류에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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