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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 「제2 조정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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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 「제2 조정기」 돌입

입력
1990.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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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갈등 재연 조짐ㆍ리더십 상처/노­김 회담 이후 김 대표 행보 주목민자당이 제2의 「내부조정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5월 전당대회 후 일단 잠복했던 계파간 권력적 이해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당내 리더십문제가 심각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김영삼 대표의 기강확립 발언이나 이를 맞받아친 박태준 최고위원의 패도정치 청산발언의 배경엔 임박한 리더십조정기를 앞두고 상호 견제구를 던져놓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평민당의 등원거부 등 침체정국의 장기화와 경제ㆍ사회적 불안정 등 대내외적 여건이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에 격렬한 내홍이 뒤따를 조정기의 시기포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바로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당 위상의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적극론이 더욱 우세한 실정.

○…8일로 예정된 노태우 대통령과 김 대표의 청와대회동에 큰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며 추석연휴를 이용한 당 지도부의 포철 나들이에 남다른 시선이 던져진 것도 같은 맥락이란 풀이다.

특히 김 대표의 노 대통령 면담은 패도정치 파문 직후 노재봉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밀리에 만나 요청한 것이어서 김 대표 나름의 「작심」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 바꿔 말해 자신의 당운영 방식을 사사건건 못마땅하게 보는 일련의 움직임에서 자신을 향한 어떤 「외곽포위」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중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칫 대증요법식 대응으로 지난 4월 박철언 전 정무장관과의 갈등 때와 같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대내외적 이미지와 위상에 더 큰 흠집을 남길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차제에 당총재인 노 대통령과 담판형식을 통해 리더십을 확고히 되찾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같은 「일방적」 요청이 관철되리라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단기적으로 적전 분열은 피하자는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다해도 김 대표 중심의 리더십이 확립되기까지엔 다양한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고 이 복병들을 김 대표의 특장인 「돌파력」만으로 헤쳐나가기엔 이미 뚜렷한 한계가 노정돼 있다는 관측인 것이다.

○…여기엔 민정ㆍ공화계가 지적하는 이른바 「김 대표의 오판」이 주요변수로 작용한다. 오판의 첫째는 합당의 전제였던 내각제문제에서 발을 빼고 시간만 벌면 현행 대통령제로 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여권의 차기 주자는 자신이 된다는 것. 둘째는 당내 다수파인 민정계는 집권자의 후광 아래 커온 자생력이 없는 집단이고 때문에 자신과 노 대통령과의 정치적 유대관계만 가꾸면 이들은 「자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 셋째는 민자당이 노 대통령의 집권기반을 강화해주고 있으며 그 주역은 자신이라는 것.

김 대표 또는 민주계의 내심을 이렇게 읽고 있는 타계파의 반론은 두 부류로 나눠 전개된다. 내각제를 통한 권력분산이 합당의 계산서였는데 이것이 실현불가능 또는 파기된다면 김 대표 정점의 리더십 구도도 원인무효라는 게 하나. 둘째는 여권 참여 10개월이 되도록 민자당이 집권당으로서의 문제해결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은 당대표의 책임이고 이 책임은 근본적으로 김 대표의 「경세적」 자질부족에서 연유한다는 것.

○…이와 함께 또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은 노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이 어느 한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형이 아니며 또 그럴 형편도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 김 대표에게 스스로 리더십을 확립할 수 있는 일정수준의 시간과 기회를 담보해준다는 게 노 대통령의 생각이지 김 대표를 지명하거나 위상확립에 힘을 보태주는 일은 하지도 않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게 민정ㆍ공화계의 판단인 것이다.

실제 이로부터 당내에 「반 김 대표」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민정계의 주장이며 지난번 박철언 전 정무장관이 『지역감정을 이용,기득권이나 아집에 집착하는 정치구도는 잘못』이라며 제2정계개편 시사 발언을 한 것은 신호탄을 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측은 타계파의 현실감각에 의문을 표시하며 『김대중 평민 총재가 야권주자로서 링에 올라온 경우를 상정하면 당이 깨지지 않는 한 민자당의 선택은 김 대표뿐』이라는 대세를 들고 있다. 4ㆍ26 총선구도를 깨고 노 대통령의 집권기반을 강화한다는 합당이 현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북방치적」을 훼손하는 등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나,김 대표의 행정가적 자질이 운위되는 현실이 껄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김 대표측도 어차피 또한번의 리더십조정기를 예상하고 있으며 타계파도 작금의 인위적 리더십에 대한 회의를 높여가는 실정이어서 노ㆍ김 회담 이후의 당 행보가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이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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