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 보다 수입감소 때문/「수출용 수입」만 무려 11.9% 줄어/“유가올라 연말 10억불이상 적자”8월중 경상수지는 7월에 이어 2개월째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흑자는 수출회복보다는 수입위축 덕분에 나타난 것으로,9월이후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원유가격 상승으로 전체수입이 큰폭으로 늘고 있어 올해 말까지의 연간 경상수지는 당초의 균형 예상을 크게 벗어난 최소한 1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한은이 발표한 8월중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월중 경상수지는 2억5천5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1∼8월중의 경상수지는 8억2천7백만달러적자로 적자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역수지는 수출이 53억3천만달러로 전년동기 보다 3.0%가 증가한 반면수입은 51억2천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4.4%가 오히려 감소,2억4백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또 무역외수지는 해외투자수익 수입이 늘어난 반면 해외여행에서의 과소비행태가 다소 주춤한데 힘입어 전월의 4천2백60만달러 적자에서 1천4백7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고 이전거래수지는 개인송금유입액의 꾸준한 증가로 3천6백1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8월중 국제수지 동향에서 주목할만한 사실은 올들어 2개월째 가까스로 지속된 흑자가 수입위축때문에 가능했으며 그나마 수입 위축의 속내용이 별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8월중의 수입감소율은 지난 87년 1월의 5.5% 감소이후 3년반만의 일이다. 이러한 수입감소가 그동안 문제돼온 고급사치성 수입품의 과소비둔화 때문이었다면 다행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수용 소비재의 수입증가율은 13.2%로 여전히 높았고 특히 그중에서도 식량 및 직접소비재보다 내구 소비재의 수입증가율이 34%로 월등히 높았다.
TV 대형냉장고 승용차 악기등이 계속 높은 증가세로 수입돼 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수출용 수입품,즉 수출품을 만들기 위해 들여오는 수입품은 무려 11.9%가 줄어들었다.
수입감소의 실제내용은 수출용수입품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사실상 수출부진 때문에 수입감소가 발생한 셈이다. 따라서 이같은 맥락에서 발생하는 수입감소는 수출과 관련해 그만큼 불안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어떠한 이유로 해서든지 가까스로 유지되려던 연간 국제수지 균형은 페르시아만사태라는 해머펀치에 의해 지켜질 공산이 거의 없어져 버렸다.
올해 원유도입예정량은 대략 3.3억배럴가량,지난해 3억배럴에서 10∼15%가 증가한다고 치고 나온 숫자다. 이중에서 8월말까지 도입된 원유가 2억배럴가량이므로 나머지 1.3억배럴이 올해말까지 더 들어와야 한다. 8월말까지의 도입분은 대개 배럴당 14∼15달러선이었으므로 이후 가격을 평균 25달러씩만 잡아도 대략 13억달러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페르시아만사태 이전의 국제수지 전망은 대체로 균형수준이었다. 따라서 원유도입 추가부담금이 고스란히 연간 적자로 남는다. 이를 토대로 올해 경상수지는 10억∼2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유가상승요인은 정부로서도 어떻게 관리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 요인은 직접적으로 국제수지를 악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하는 외에도 국내수출상품에 또다른 커다란 부담을 안긴다. 유가상승에 따라 제품의 원가부담이 더욱 커져 그동안 환율ㆍ임금등의 변화때문에 가뜩이나 변변치못한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약화되는 것이다.
페만사태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예상외로 달러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백엔당 5백원선을 넘어서는등 상승,수출에 다소 힘이 될 것으로 기대돼왔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일본내의 국내상품 수출시장이 거의 와해돼 새로 출발해야 할 실정이다.
한때 일본 주요도시에 NIES전문점등을 탄생시킨 NIES상품열기는 환율의 변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는 상태여서 유리한 환율변동을 즉각 상품수출로 이어지도록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변 경제여건의 변화속에서도 최근의 수출입 동향을 통해 눈에 그대로 보이는 기본적인 문제점은 기업들이 제조업생산을 노동문제등과 관련,기피하고 있고 수입을 훨씬 부담없고 수익성 좋은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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