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매몰 유골도 못찾아/“묘원측서 작업늑장” 분통9ㆍ10 폭우에 강타당한 공원묘지마다 추석성묘를 앞두고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폭우가 휩쓴 경기도내 9개 공원묘지는 20일이 지나도록 사라진 묘소를 찾지못한 후손들의 안타까운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공원묘역에서는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고 있으나 흔적도 없이 쓸려나간 묘지가 많아 후유증이 장기화될 형편이다.
해발 2백80m지점에서 산사태가 나는 바람에 1천여기의 봉분이 유실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본 경기 광주군 오포면 능평리 삼성개발공원묘원은 30일까지도 복구가 안돼 폐허같은 모습이다.
산사태가 난 1㎞가량의 계곡에는 깊은 웅덩이가 팬채 비석ㆍ상석 등이 부서져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다행히 유골이 쓸려가지 않은 묘터들은 유족들이 표시해놓은 말뚝과 비닐로덮여 참혹상을 말해주고 있다.
고혈압으로 숨진 남편묘소에 온 권용숙씨(64ㆍ경기 성남시 상대원동 2753)는 아들 등 가족 3명과 3일동안 유골을 찾아다니고도 가망이 없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묘터에 주저앉아 있었다.
권씨는 『묘지가 유실됐다는 소식도 이웃집을 통해 며칠뒤에야 알았다』며 『시신조차 제대로 간수못했으니 죽어서 어떻게 남편을 보겠느냐』며 눈물지었다.
삼성개발공원묘원에서 현재까지 유실되거나 파손된 묘는 7백여기정도로 완전유실된 것만 1백60여기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의 유족들은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사고를 알게된데다 묘원측이 복구작업에도 성의를 보이질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관리사무소측은 『사고가 난뒤 곧바로 유족들에게 등기로 연락했으나 대부분이 주소이동으로 반송됐다』며 『폭우로 인한 산사태 때문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막을수 있었겠느냐』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위해 28일에야 투입된 광주토건(사장 구자영ㆍ45)소속 직원 30여명과 포클레인 3대 등도 광주군측의 독촉에 의한것.
유족들은 이번 사고가 폭우로 빚어지기는 했지만 묘지수를 늘리기위해 계곡부분을 흙으로 덮으면서 배수로ㆍ제방 등 예방책을 너무 소홀히해 피해가 더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개발공업묘원에는 신원을 확인할수 없는 시신과 유골들을 60여개 관에 모아 두었으나 전문의료진이 없어 시신확인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이곳에서 4㎞가량 떨어진 천주교 용인공원묘지도 파손되거나 유실된 2백92기중 30일 현재까지 2백30여기가 복구되고 60기가량이 완전유실 됐으나 매일 1백여명이 넘는 교인들이 자원봉사에 나서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강남 성모병원에서는 해부학교수 8명이 수슴된 유골 1백10여구의 치열과 두개골 등으로 가족을 찾아주고 있다.
피해를 본 유족들은 묘지관리에 대한 불만속에서도 보상보다는 시신부터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후에도 편히 쉬지 못하고 물에 휩쓸려간 유해를 찾으려는 안타까운 발걸음은 추석이 지난 뒤에도 계속될것 같다.<용인ㆍ광주=송용회기자>용인ㆍ광주=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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