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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불안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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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불안하다(사설)

입력
1990.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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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물가상승폭이 두자리수로 뛰어 오를 것 같은 조짐이 짙다. 물가 한자리수 억제에 안감힘을 쓰고 있는 정부는 이달을 고비로 4ㆍ4분기(10∼12월)엔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지만 지난 수해에다 페르시아만사태,추석과 통화증발이 겹쳐서 물가의 상승세가 잡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올들어 이달까지 도매물가는 5.5%,소비자물가는 9%가 각각 올랐다. 29일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9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이 한달 사이에도 도매물가는 1.4%,소비자물가는 0.8%가 올랐는데 특히 수입물가는 월간 평균 5.3%나 폭등했다. 수입물가가 균등한 것은 페르시아만사태에 따른 원유도입 단가 및 국제석유 화학제품 가격의 폭등에 연유한 것이라 분석된다.

올들어 이달까지의 물가상승률은 정부가 연초에 잡았던 연간 억제목표선 도매 2∼3%,소비자 5∼7%는 말할 것도 없고,지난 6월에 수정책정되었던 도매 5%대,소매 9%대 목표조차 하한선을 넘어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6.7.8 석달 동안 상당한 둔화세를 보여왔지만,9월 들어 갑자기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그 주도역할을 맡은 것이 식료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한달 사이에 1.6%의 상승률을 보인 식료품 값중 특히 축산물은 전월대비 6.7%,채소류는 4.7%나 올랐는데 연간으로 따지더라도 1∼9월간에 축산물이 24.8%,농산물이 14.8%씩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이같은 추세로 올라갈 경우 우리 경제가 커다란 어려움에 빠지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되는 일이다. 정부는 물가 한자리수 억제를 몇번이나 국민 앞에 다짐한 바 있지만 실지로 하고 있는 정책운용을 보면 오히려 그 반대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같다. 통화관리 방식을 분기별로 신축성 있게 운용하겠다면서 3ㆍ4분기가 다 지나도록 방만한 통화증발을 계속해오더니 이젠 아예 올 통화관리 목표범위를 지키지 않기로 작심한 것처럼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엄청난 돈이 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자금 수요에다가 수해복구 자금까지 겹쳐서 통화증발이 불가피해진 사정은 알겠으나 이렇게 마구 돈을 풀면서 앞으로 남은 4ㆍ4분기 중의 통화관리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우리로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일부에서는 통화량이 늘어도 크게 걱정할 일이 못된다는 주장을 펴는 정책당국자도 있다고 들리지만,팽창예산에서 볼 수 있듯이 방만한 재정정책에다 통화관리마저 느슨해진다면 물가상승은 필연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더욱이 연내에 유가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공공요금 인상이 뒤따른다면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르게 될 염려가 커진다. 정부는 유가와 공공요금의 연내 인상만은 억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배럴당 37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치솟은 유가는 연내 인상요인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으며 공공요금의 즉각적인 현실화 압력도 매우 거세다고 듣고 있다. 이미 정부는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문제를 전면 재검토 하고 있다는 소식이니 물가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되어있는 셈이다. 만약,올해 물가를 한자리수로 억제하지 못한다면 경제팀은 그 하나만으로도 정책실패의 책임을 국민 앞에 단단히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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