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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캄」내전 해결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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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캄」내전 해결 실마리

입력
1990.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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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평의회 구성 파벌간 합의/의장에 시아누크등 3대반군 7석ㆍ프놈펜정부 7석/통일정부 구성까진 총선등서 이견… 순항 어려울 듯12년째를 끌어온 캄보디아 내전의 정치적 해결 가능성이 다시 밝아졌다.

크메르루즈를 비롯한 3개 반군지도자들이 23일 방콕에서 회담을 갖고 내전종식협의기구인 최고국가평의회(SNC) 위원수 및 위원장 선출에 대한 시아누크의 제안을 수용키로 한데 이어 프놈펜 정부의 훈센 총리도 이를 받아 들임으로써 시작하자마자 비틀거리던 평화회담에 다소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초 프놈펜정부와 3대반군세력 대표들은 지난 10일 자카르타에서 회담을 갖고 유엔의 평화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전격합의함으로써 지리하게 계속되던 내전종식의 전망을 일순 밝게 했었다. 그러나 유엔 평화안 수락후 처음으로 지난 19일 열린 방콕회담에서부터 4개정파는 평화안의 핵심중 하나인 SNC 구성을 놓고 의견이 대립해 결렬되는 바람에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를 무산시켰다.

방콕 회담에 앞선 막후접촉에서 4대정파는 의장을 제외한 12석의 SNC위원중 프놈펜 정부가 6석,3대 반군세력이 각 2석씩을 차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의장에는 시아누크를 추대하기로 내정했다.

그러나 시아누크는 자신의 의장 취임은 수락하면서도 자신도 위원이 되는 13인위원제를 주장했고 이에 대해 프놈펜정부는 세력불균형에 반발,이를 거부해버려 회담은 좌초 됐었다. 이번에 합의된 시아누크 제안은 시아누크가 위원의 하나로서 의장을 맡고 그대신 프놈펜 정부에도 1석을 추가,SNC 위원수를 14인으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프놈펜 정부와 3대 반군세력의 위원수는 7대7 동수가 됐다.

이 중재안이 합의됨에 따라 SNC회의,즉 평화회담은 조기재개가 가능해 졌다.

이로써 캄보디아 내전의 평화적 해결모색은 캄보디아를 사실상 동ㆍ서ㆍ남ㆍ북으로 분할통치하고 있는 4개 국내정치세력들간의 평화협상 무대에 본격적으로 올려지게 됐다.

현재 캄보디아는 소련과 베트남의 지원하에 79년 집권한 헹ㆍ삼린파의 프놈펜 정부가 동부지역을,친서방의 시아누크파가 서부,캄보디아 인민민족전선의 손ㆍ산파가 남부,친중국의 크메르루주파가 북부를 장악한채 12년간 결말없는 내전을 계속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28일 국지분쟁에 대한 강대국간의 이례적 합의인 유엔 안보리의 중재안 채택은 하나의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됐다. 이 평화안은 우선 정부군과 3개 반군을 무장해제시키고 유엔 평화유지군의 통제를 받도록 했다.

또 4대정치세력이 참여하는 최고국가평의회(SNC)를 구성,향후 정치일정을 협의토록 했으며 자유총선과 통일정부구성까지 과도기간동안 외무ㆍ국방ㆍ치안ㆍ재무ㆍ통신 등 5개 핵심행정부처를 유엔이 관할토록 했다.

유엔 평화안 수락에 따라 4개 정치세력들이 12년간에 걸친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키 위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무엇보다도 내전을 계속 할 명분이 국ㆍ내외적으로 급격히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4개 정치세력 모두 아무런 실익이 없는 내전을 장기간 지속시켜오는 과정에서 이미 지나친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또 그동안 암암리에 각 정치세력을 지원해온 미ㆍ소ㆍ중ㆍ베트남 등 주변 관련국들이 최근의 동ㆍ서 화해무드에 따라 캄보디아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중국과의 전쟁으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던 베트남의 보ㆍ구엔ㆍ지압 부총리가 22일의 북경 아시아경기대회에 처음으로 공식 초청됐으며 미국과 베트남도 베트남전쟁 종전후 처음으로 공식 대좌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각 정치세력들의 유엔 평화안 수락과 이에 따른 평화회담 시작이 캄보디아문제의 완벽한 해결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유엔의 평화중재안은 하나의 포괄적 해결방안으로서 캄보디아 통일정부수립까지는 아직도 적지 않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다.

SNC 구성문제가 일단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향후 유엔 대표단구성ㆍ임시정부수립 및 총선 등을 둘러싼 각 파의 세력다툼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의 무장세력을 가진 프놈펜 정부와 크메르루주간의 해묵은 감정대립은 평화회담을 언제든지 교착상태로 몰고갈 수 있는 걸림돌이다. 정치 군사적 현상유지를 원하는 프놈펜 정부는 75년의 공산혁명을 이룩한 크메르루주의 득세를 가장 견제하고 있으며 크메르루주는 「킬링필드」로 지칭되는 인민학살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 소 등 주변 강대국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벗어나는가도 중요하다. 이미 중국과 프랑스는 4개정파 평화회담뿐 아니라 파리회담 등 국제회의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주장하며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 해도 88년 7월 이후 자카르타ㆍ파리ㆍ동경 등에서 수차례의 의견접근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캄보디아 국내 정치세력들이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프놈펜 정부와 3개 반군세력들이 SNC에 임하는 정치적 속셈과 계산이 각각 다르고 국내외적 여건변화라는 돌발변수도 도사리고 있어 캄보디아문제는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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