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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북한,「45년 적대」 청산할까/일 정당대표단 24일 방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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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북한,「45년 적대」 청산할까/일 정당대표단 24일 방북 전망

입력
1990.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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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선원 석방ㆍ수교위한 정부간채널 기대 일/식민지시대 보상ㆍ사과 일 위성이용등 요구 북/가네마루­김일성 결단에 좌우일본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을 모색하려는 일본집권당과 제1야당의 합동방북단 출정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일본 자민당으로서의 공식 방북은 두 나라 관계사상 처음인데다 방북단을 이끌고 가는 가네마루(금환신)라는 인물이 일본정계의 막후실력자이고 북한측이 방문을 강하게 원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북단이 어떤 성과를 가지고 돌아올 것인지 일본은 물론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일단은 방문단을 보내는 일본측과 받아들이는 북한측의 노리는 바가 완전히 달라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리라는 것이 일본 정부측의 지배적인 관측이기도 하다.

우선 일본으로서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제18후지산(부사산)호 선원 2명의 석방을 실현시키고 국교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대화의 채널을 만들자는 것이 가장 큰 두가지 목적이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식민지시대에 대한 보상과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 주목적이며,그것이 이루어진뒤 일본의 통신위성 이용이나 일본여권의 북한제외조항 삭제같은 부산물도 따먹자는 계산이다.

일본측의 두가지 목적 가운데 한가지인 후지산호 선원 석방은 북한측이 사회당 방문단이나 사회ㆍ자민당 합동선발대에 「언질」을 준것으로 보도돼 조기실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한가지,국교정상화를 전제로 한 대화는 북한측의 입장과 태도가 완강해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네가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주장한 북한으로서는 한국과 긴밀한 국교가 있을 뿐 아니라 군사적 동맹국 관계인 일본과 국교를 맺는 것은 스스로 2개의 「조선」을 인정하고마는 자가당착의 꼴이므로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한사코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교를 전제로한 정부간의 대화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외교의 기본방침인 것이다.

일본측의 기본입장은 국교정상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식민지시대에 대한 사과도 배상도 어렵다는 것이다. 사과문제에 대해서는 작년 국회에서 다케시타(죽하등) 전 총리가 발언한 정도(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에게 유감과 반성을 표한다)를 자민당 총재명의로 전달하는 것은 좋다는 식으로 다소 융통성있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내심으로 하고 있는 보상문제만은 수교를 전제로 한 정부간 대화가 아니면 합의에도 응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이다.

일본정부의 한 관계자는 21일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후지산호문제가 해결되고 정부간대화가 이루어져 나머지 6개 현안이 순조롭게 풀려가는 것이지만,북한측이 배상문제를 먼저 꺼내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후지산호선원을 석방할 수 없다고 한다면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곧 보따리를 싸들고 돌아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관계자가 말하는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후자와 같은 최악의 상황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금까지 『후지산호선원 석방은 이 배로 일본에 망명한 민홍구하사를 돌려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을 천명해온 북한이 최근 사회당 및 자민당 방북인사들에게 「인도적 견지」를 강조하면서 석방할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보아 불원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큰 장벽은 「사과보상」문제와 「정부간대화」문제로 귀착된다. 이 문제에 대해 가네마루와 김일성간의 정치적 결단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는 관측도 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한국에 대해 한 것 만큼은 사죄도 하고 보상도 해야 한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있으며,일본정부도 사과문제에는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정치적 결단에 의해 배상문제도 협의될 수는 있으리라는 것이다. 또 일본정부가 북한이 받아들이기 쉬운 「무역경제연락사무소」 설치안을 제안하고 있는 것도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측이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지정,평양으로 불러들이는 속셈을 근거로 낙관론을 전개하는 관측통도 있다.

한 북한관측통에 의하면 북한은 일본경제의 막후실력자이며 정부직책을 갖고 있지 않은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최적의 대화상대자로 판단,그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다나베(전변성) 사회당 부위원장을 불러들여 가네마루 방북의 교량역할을 양국정부의 명분론과 기본방침상으로 접점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은 가네마루와 김일성간의 정치적타협에 기대할 수 밖에 없지만,45년간 팽팽한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두나라의 해빙에 어느 정도의 작용을 할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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