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5락이란 말이 한 때 국회의원 후보들 사이에 유행했었으나 요즘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에 유행어가 된지 오래다. 국회의원 후보들이야 돈을 더 쓰면 되는 일이겠지만 수험생들은 돈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니 더욱 가혹한 노릇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등학교 1∼2학년 때부터 4시간씩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며 어른들로서도 견디기 어려운 극한적인 인내와 노력을 강요하고 있으니 공부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들이 속출하는등 실로 살인적이라 할 만한 교육환경이 아닐 수 없다.그렇게 지독하게 공부를 시켜놓고 그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가,어른들이 보답하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곰곰 생각해보면 개탄을 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70만명이 넘는 수험생중 4년제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4∼5명중 한명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사생결단을 하고 공부를 해도 대입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상당수 학부모들이 적자가계에 과외까지 시켜가며 입시준비를 시키고 비싼 등록금 내고 자식을 공부시키겠다고 해도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어스름한 새벽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밥도 못먹고 선하품을 하며 대문을 나서는 아이들을 보며 안쓰럽지 않은 부모가 없을 것이며 나라에서 더 공부하겠다는 아이들을 그렇게까지 기를 쓰고 막아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 부모가 없을 것이다. 내돈내서 내 자식 공부시키겠다는 데 그걸 왜 그렇게 심하게 막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부모들 심정은 접어두고 나라경제를 생각해보더라도 무조건적인 대입억제는 심각한 성장장애요인이 아닐 수 없다.
상공부가 제시한 전문대졸 이상 제조업부문 기술인력은 연간 3만2천명이 부족하다. 기술인력부족이 심각한 성장애로요인으로 지적되기 시작한 것이 벌써 몇년전부터인지 모른다. 돈내고 대학가서 기술배우겠다는 사람이 있고 그 인력을 갈구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정부가 왜 중간에서 그걸 막는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수도권 대학 이공계 입학정원의 확대를 강력히 반대한 건설부가 수도권 인구집중을 그 이유로 내세웠다고 하는데 가장 심각한 성장애로 요인의 제거를 수도권집중 우려때문에 못하겠다는건지,또 입학정원확대가 인구집중 유발을 얼마나 하는지,제대로 따져보기나 했는지 의문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수도권 5개 신도시에 92년까지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만도 26만호. 인구로 따지면 1백만명가까이 된다. 대학이공계 정원을 3만명이 아니라 30만명을 확대해서라도 기술애로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당면한 급선무다. 건설부는 건설만 생각하면 된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또 부처간 이견조정이 경제기획원의 존재이유다. 수도권집중 때문에 기술인력양성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은 너무도 실망스러운 정책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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