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자유화 탓… 자금난은 심하지 않아”추석자금 성수기를 앞두고 회사채 수익률의 이상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놓고 시중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주장과 회사채 수익률의 급등이 시중자금난과는 무관한 특수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3년만기짜리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최근 16%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2일 17%선을 돌파한 이래 17일엔 17.48%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말과 비교해 보름여 사이에 1%포인트 더 오른 것.
시중자금사정 지표중의 하나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이 갑자기 급등함에 따라 일부에서 추석을 앞두고 시중자금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특이한 현상은 이같은 회사채수익률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다른 금리나 수익률은 커다란 변동이 없다는 사실이다. 1년만기짜리 통안증권의 유통수익률은 15%대를 유지하며 미세한 오름세에 그치고 있고 비은행간 콜금리도 14%대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시중자금 사정에 따라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이는 지표들간에 이번에는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회사채유통수익률의 급등을 그대로 시중자금난으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이며 오히려 회사채시장의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발생한 특수한 현상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사채시장의 특수성이란 지난 8월하순 3년이상 만기짜리의 회사채발행금리가 자유화돼 이달들어 회사채공급규모가 엄청나게 늘었다는 점.
수요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대규모로 발생된 회사채가 유통시장에 대거 몰려들면서 유통수익률의 급등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회사채발행규모를 보면 7월중엔 5천4백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수익률자유화가 실시된 8월중엔 9천억원으로 늘었고 9월중엔 무려 1조4천억원이 예정돼 있는 상태에서 15일까지 5천7백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이와 같은 요인에 의한 수익률의 상승을 전반적인 시중자금난으로 파악,시중에 돈을 더 풀라고 주장하는 것은 「돈을 더 쉽게 구해 쓰겠다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회사채유통수익률의 상승엔 수요측면에서 페르시아만사태 등으로 인플레를 우려,투자자들이 매입을 꺼리는 심리적 위축현상도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의 시중자금 사정보다는 회사채유통 수익률이 다소 높게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추석대목의 시중자금사정은 어차피 기업이나 가계의 수요를 다 채워줄 정도로 많은 것은 아니다.
통화당국은 위험수위에 다다른 총통화증가율의 상승을 감수하면서까지 추석자금으로 2조5천억원을 풀겠다는 각오이지만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5백대를 기록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어 기업들의 자금조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은행창구에서 돈이 빠져나가더라도 증시쪽에서 돈이 들어오지 않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증시의 침체로 인한 기업자금사정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당국은 회사채 발행자유화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은 안정된 수준이 아니어서 공급과잉,수요태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전반적 어려움 속에서 추석자금을 최대한 확보키 위해 은행이나 단자ㆍ보험사 등을 바삐 뛰어다니고 있다. 그리고 추석자금이 대체로 1개월이내의 단기자금이므로 되도록 이면 추석에 임박해 직원 보너스지급 등으로 자금이 실제 필요한때 돈을 빼갈 수 있도록 예약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돈을 미리 빼내면 그만큼 일찍 갚아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직접금융시장의 침체로 자금수요가 몰리고 있기는 하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며 20일 이후 추석자금이 본격 공급되면 대체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