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트남전쟁이래 최대의 군사배치작전을 펴고 있는 중동의 위기와 관련해서 보기드문 사건이 터져 세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취임 두달째인 공군참모총장 마이크ㆍ듀간장군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계획에 관해 언급한 뒤 전격적으로 해임된 것이다.문제의 발단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중 이라크와 전쟁이 터질경우 미공군은 먼저 바그다드를 쑥밭으로 만들뿐 아니라,후세인대통령과 그의 측근 세력을 일거에 격멸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밝혀서는 안될 작전계획」을 밝힌 책임을 물어 부시행정부는 41년전 덴펠드 해군참모총장 해임사건이래 처음으로 듀간장군을 공군참모총장자리에서 해임했다.
그러나 듀간의 「설화」 사건은 그가 해임됨으로써 끝난 것이 아니라,사실은 반대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잘못 밝혔건,또는 해임을 각오하고 의도적으로 작전계획을 밝혔건간에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쨌든 이로써 세계는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대이라크 군사작전의 목표가 무엇인가 짐작하게 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페르시아만 일대에는 미국을 주축으로 해서 중동 각국까지 포함해서 26개국의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막강한 화력은 엄청난 것이다. 지상군까지 합쳐서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군병력은 17일 현재로 10만명을 넘고 있다. 항공모함 4척을 비롯해서 미사일 순양함ㆍ전투함 등 함정이 60여척이나 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앞으로 병력수를 25만명까지 늘릴 계획으로 있다.
이밖에 프랑스가 병력 9천명과 항공모함 1척 등 함정 7척을 비롯해서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 서독 이탈리아 등도 해군함정을 파견하고 있다. 중동 회교권에서도 이집트 시리아 모로코 등이 지상군 병력을 보냈고 앞으로도 계속 병력을 증강할 움직임이다.
지금 쿠웨이트 위기는 이라크에 대한 경제봉쇄단계에 있다. 원칙적으로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규탄하면서도 「평화적 해결」을 앞세우는 소련과 중국의 목소리도 있는만큼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서방측은 일단 경제봉쇄의 과정을 「거쳐야 할 과정」으로 받아들인 꼴이다.
우리는 중동위기가 유엔의 결의에 따라,그리고 평화적으로 결말지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바그다드의 강경한 움직임에 변화가 없다면,결국 군사적인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듀간장군의 설화사건은 미국이 이 경우에 대비해서 「마지막 시나리오」를 갖고 있음을 공개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듀간장군 설화사건은 전면적인 군사대결의 문을 열어두는 절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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