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측도 전쟁비용 분담위해 간접지원/런던 거점삼아 석유회사ㆍ신용재건 노력페르시아만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쿠웨이트인들의 해외경제활동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
이들은 『초반에는 군사력에 밀려 이라크에게 패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승패는 결국 경제력에 달린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도 사태장기화에 따른 비용분담을 위해 쿠웨이트의 경제활동을 은근히 지원하고 있다.
서방측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자산을 모두 동결시켰으나 사실은 망명정부 인사들의 경제활동은 눈감아주고있는 것이다.
쿠웨이트인들의 경제활동 중심지는 영국의 런던. 쿠웨이트 망명정부는 사우디에 있지만 망명 쿠웨이트 정부의 경제적 수도는 런던인 셈이다.
쿠웨이트는 원유판매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으로 해외투자에 열을 올려왔는데,그 규모는 최소한 1천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쿠웨이트 투자공사(KIO) 유나이티드 뱅크 오브 쿠웨이트,쿠웨이트 석유회사 등이 런던에 몰려 있으며 쿠웨이트 거주민수도 2만5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라크의 침공 이후 「정지상태」에 있던 쿠웨이트 경제는 주요 기업가들과 금융인,관리들이 속속 런던에 집결함에 따라 차츰 활기를 띠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성공을 거둔다면 거대한 자금력은 앞으로의 사태진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라크는 쿠웨이트 침공직후 쿠웨이트 중앙은행을 접수했지만 그 금고에서 찾아낸 것은 금과 수표 등을 합쳐 20억달러 미만에 불과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밝힌 바 있다.
그래서 현재 런던에 머물고 있는 쿠웨이트의 한 전직관료는 『우리는 조국을 군사적으론 지킬 수 없을지 모르나 그대신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웨이트 망명경제의 중심은 KIO. 칼레드ㆍ알ㆍ사바 KIO사장이 이끌고 있는 이 기구는 3백억달러에 이르는 국왕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쿠웨이트의 해외자산은 일단 전면 동결됐지만 차츰 동결자체가 느슨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국은행과 쿠웨이트 석유회사.
쿠웨이트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있는 영국은행은 중앙은행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쿠웨이트 자산동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KIO가 소유하고 있는 각종 주식에 대해 배당을 받도록 허용하는등 KIO의 「경제활동」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또 한때 마비상태에 빠졌던 쿠웨이트 석유회사도 차츰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유럽전역에 3개의 정유소와 6천5백33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자국의 원유를 이용,「Q8」이란 상표로 유럽에 휘발유를 판매해 왔었다.
이번 사태후 이 회사는 북해와 사우디로부터 원유를 구입,이를 정제해 예전과 같이 팔고 있다.
현재 쿠웨이트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신용회복이다.
세이크ㆍ알리ㆍ알ㆍ칼리파ㆍ알ㆍ사바 쿠웨이트 재무장관은 수주일동안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쿠웨이트 은행들의 신용회복 ▲쿠웨이트 기업들의 소유권 인정 ▲투자자보호 ▲KIO의 건재확인 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라크의 침공이 쿠웨이트 해외재산운용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국가이익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쿠웨이트 국내경제는 파괴됐다. 하지만 우리가 쿠웨이트로 되돌아갈때에는 재건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경제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런던에서는 쿠웨이트 중앙은행 이사회가 열리기도 했으며,주요 은행 간부들도 반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KIO는 또 쿠웨이트 투자은행 및 상업은행들을 위해 지난주 3억5천만파운드를 쿠웨이트 중앙은행에 예치하기도 했었다.
현재 쿠웨이트은행 지점들은 고객들에게 1주일에 1천파운드만을 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쿠웨이트인들은 좀더 많은 현금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망명정부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앞으로 혹시 강화될지도 모를 자산동결을 피하기 위해서다.
KIO측은 아직은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쿠웨이트인들의 대 이라크 저항과 다국적군들을 지지하기 위해 보유자산의 현금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KIO가 상당부분의 주식을 현금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쿠웨이트에 대해 30억달러의 페만경비 분담금을 요구했으며 쿠웨이트는 이에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런던의 쿠웨이트인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부를 서방측 군사행동의 지원에 쓸 것을 희망하고 있다.
한 쿠웨이트 기업가는 『누구든지 쿠웨이트인들에게 자금부담을 요청한다면 쿠웨이트인들은 이에 기꺼이 응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쿠웨이트인들의 「각오」와 서방측의 「이해」가 일치해 망명 쿠웨이트경제는 차츰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이상호기자>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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