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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특수 미 군수업계 “신바람”(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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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특수 미 군수업계 “신바람”(해외경제)

입력
1990.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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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사,F18등 총47억불 판매/무기회사들 증산준비로 “부산”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했다는 소식에 전세계는 경악했지만 무기판매업자들은 쾌재를 불렀다. 동서화해 분위기에 따라 주문과 판매가 격감하는 바람에 존립기반마저 위협받던 이들 「죽음의 상인」들에게는 페르시아만사태는 천우신조나 다름이 없었다. 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무기수요를 창출해왔지만 현대전은 소총ㆍ방독면등 액세서리급 개인장비에서 전투기ㆍ탱크ㆍ미사일ㆍ함정 등 초고가품에 이르는 육ㆍ해ㆍ공상품을 밑빠진 독처럼 마구 소화해주는 대식가이기 때문.

특히 분쟁지역이 막대한 오일달러를 보유한 중동이란 점에서 무기제조업자들은 더욱 신바람이 날 수 밖에 없다.

세계 주요 무기수출국으로는 미국ㆍ소련ㆍ프랑스 등이 꼽힌다. 이중 서방측 군수산업의 대부격인 미국무기업계는 정부의 페르시아만 봉쇄등 적극적인 대응에 편승,무기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기사회생을 노리고 있다.

미국업자들은 국방비삭감계획에 제동을 걸기위한 로비를 강화하는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등 중동국가들에 『힘없는 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유비무환론을 펴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본 회사는 세계 최대 무기 회사인 맥도널더글러스사.

이 회사는 최근 재고창고에서 낮잠자고 있던 F15기 24대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한데 이어 이스라엘과도 맘모스급 F15기 판매상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맥도널더글러스사는 우리나라 차세대전투기 프로젝트에서 제너럴다이내믹스사의 F16기와 경합을 벌여 F18기등 모두 47억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상태여서 다시한번 세계최고의 무기상임을 입증했다.

이 회사는 이밖에 수송기인 C17기의 주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대적인 공수작전이 계속되면 C17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수송기는 미국 국방당국이 얼마전 구매대수를 당초 2백10대에서 1백20대로 대폭 줄여 의회에 예산을 냈다가 일부의원들이 전면취소를 요구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한편 맥도널더글러스사의 맞수인 제너럴다이내믹스사도 뒤질세라 사우디에 대당 3백만달러에 달하는 M1A2 탱크 3백85대를 팔아치웠다. 이 회사는 또 F16기가 기동성이 뛰어나 사막전에 특효하며 상당수의 이라크인접국가와 막후교섭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록히드사는 양대메이커보다 한술 더 떠 최신예 미래형 전투기인 YH22기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이 전투기는 보이지않는 비행기로 과대선전된 노드롭사의 스텔트기의 성능을 압도한다는게 록히드의 주장.

또한 비교적 싼값으로 고가의 공격장비를 때려잡는 미사일 제조회사들도 가슴이 설레고 있다.

탱크킬러로 성가가 높은 토우를 생산하는 휴즈항공사와 아프간전의 맹장인 전투기 격추용 지대공 미사일인 스팅어의 제너럴다이내믹스사,방공미사일 제조회사인 마틴ㆍ마리에타사는 증산준비를 서두르는 중이다.

2차대전이후에도 미국의 군수산업에는 불황을 모르는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왔다.

냉전체제에 대비,세계 각국은 자국의 군사력강화에 과감한 투자를 했고 한국전 베트남전에서부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지전이 터져 무기수요가 계속 이어져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대한 미국재건」을 외치며 힘의 외교를 구사하던 레이건에 이어 예산과 무역상의 「쌍둥이 적자」해결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내건 부시행정부가 들어선데다 설상가상으로 동구권에 대변혁이 발생,안보논리가 퇴색하면서 여기저기 주름살이 잡혔다.

대량감원선풍이 불어 미 방산업체가 밀집된 매사추세츠주,뉴잉글랜드지역,남캘리포니아지역에는 경제한파가 몰아쳤고 보잉사는 방산비중을 급격히 줄이고 휴즈항공은 아예 전자ㆍ통신 등 평화용 민수산업으로 업종다각화에 나서기까지 했다.

또한 정부도 90회계연도에 3천3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94년까지 2천2백억달러 수준으로 낮춰 국방비가 GNP에 차지하는 비율을 6%에서 4%선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자 미국군수업계는 진퇴양난에 빠졌었다.

프랑스의 군수업계는 미국보다 더 신명이 났다. 이라크는 프랑스무기의 최대수입국으로 한때는 프랑스의 전체 무기수출의 40%를 넘기도 했다. 따라서 프랑스 무기상들은 프랑스정부가 이라크봉쇄에 참여한데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불만이 대단하다. 그러나 프랑스 업자들은 지난 83년 10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봉쇄위협을 무릅쓰고 쉬페르데탕다르전투기 5대를 비롯,세계최고의 대함미사일인 엑조스를 장착할 수 있는 쉬페르프를 롱헬기,프랑스 주력전투기인 미라주 60대등을 이라크에 판매했던 수완을 또 발휘할지는 미지수.

세계최대 무기수출국인 소련을 비롯,중국ㆍ북한 역시 중동특수를 놓고 군침을 흘릴 것으로 보이지만 공산권이란 특성때문에 외부로 실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무기업계는 페르시아만사태추이를 살피면서 대규모 신규투자보다는 재고활용에 주력하고 있다.

역시 중ㆍ장기적으로 볼때 무기업계의 장래가 그리 장미빛만은 아니라는 전망때문이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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