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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지을 가스도 세숫물도 없다/단전ㆍ단수… 곳곳 생활난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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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지을 가스도 세숫물도 없다/단전ㆍ단수… 곳곳 생활난 “아우성”

입력
1990.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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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 걸어서 올라/빵ㆍ양초사려 가게장사진/식수난 약수터“인파”… 아예 친척집피난도대피소에서 불안속에 하룻밤을 지낸 수만명의 수재민들은 12일아침 날씨가 맑게개자 실의 속에서도 천재를 딛고 재기를 다짐했다.

그러나 침수피해가 없는 아파트촌과 주거밀집지역에서도 대홍수의 간접피해로 단전 단수 도시가스 공급중단사태가 확산돼 극심한 생활난을 겪고있다.

▷주거생활불편◁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주공1단지아파트의 경우 11일 하오4시께부터 전기ㆍ수도ㆍ가스 공급이 모두 끊겨 1백4개동 4천53세대 주민들은 극심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아파트 19동에 사는 김모씨(40ㆍ여)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11일밤에는 슈퍼앞이 초를 사려고 장사진을 이뤘고 많은 주민들이 친척집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송파구 풍납동 극동아파트 3동813호 주민 박영준씨(54)는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돼 8층까지 걸어서 오르내리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 고생을 해야하느냐』고 물었다.

4개동의 1층이 물에 잠긴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 3동1105호 이종현씨(60ㆍ여) 부부는 『11일 하오부터 수도와 전기가 나간데다 전화까지 불통이어서 떨면서 밤을 보냈다』며 『다행히 냉장고에 과일과 라면이 있어 허기를 때웠으나 노인들이라 11층을 걸어다닐수도 없어 출가한 딸을 급히 불렀다』고 말했다.

노량진수원지 침수로 11일 하오부터 수돗물이 끊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흑석 상도 대방 본동 등 주민들은 세탁ㆍ개숫물은 생각도 못하고 식수까지 달리자 멀리 관악산밑 약수터ㆍ샘물 등을 찾아나서고 시내 친척집에까지 가 물을 실어오는 식수난을 겪고있다.

상도1동 가정주부 서진순씨(41)는 『빨래가 쌓인데다 물까지 없어 옷이 썩을 지경』이라며 『세수할 물도 없어 남편에게 직장에 가서 세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가스공급중단◁

서울 강동구 고덕동 시영아파트 37ㆍ38ㆍ40ㆍ41ㆍ203동 3백24세대,한양아파트 718동 30세대 등 3백67세대 주민들이 11일 하오부터 아파트단지내에 있는 가스정압기실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가스공급이 끊겨 한때 취사를 못했다.

특히 고덕 시영아파트 203동과 고덕7단지 주공아파트 718동 70세대 주민들은 12일하오 늦게야 침수지역의 물을 빼내고 가스가 공급됐으나 저녁과 아침 등 식사를 빵과 우유로 대신했다.

이 때문에 인근 제과점과 식료품점 등의 빵과 슈퍼의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불티나게 팔렸다.

▷단전◁

강동구 성내동 1만2천2백36세대,송파구 풍납동 7천5백73세대가 11일 낮부터 2일째 단전되는 등 서울시내 5만3천7백56가구에 전기가 끊겨있다.

단전지역은 강남구 개포동 은마ㆍ청실아파트 5천8백37세대,서초구 방배동ㆍ반포 주공아파트 1단지,동작구 사당1ㆍ2동,마포구 성산동 유원ㆍ선경아파트,상암동,하중동,상ㆍ하수동,구ㆍ신수동,창전동,신정동,용산구 원효로4가 풍전아파트,서대문구 북가좌동,성동구 마장동ㆍ사근동ㆍ금호동ㆍ성수1가 경마장앞,구로구 개봉동,경기 철산1ㆍ2동,광명1ㆍ2ㆍ3ㆍ5ㆍ6동,철산 주공아파트,광명시 주공아파트,고양군 일산읍ㆍ신도읍 등 일부지역이다.

▷단수◁

팔당ㆍ노량진ㆍ영등포 수원지의 침수로 11일부터 시작된 단수사태는 12일 더욱 확산,2백10개동 1백5만가구가 제한급수 또는 단수되고 있다.

마포구 성산2동 등 3개동과 은평구 수색동 등 18개동은 12일 하오9시께부터 부분급수 됐으나 강서구 화곡동ㆍ등촌동 등 13개동과 양천구 목동ㆍ신정동지역 등은 한강수위가 7m이하로 내려가야 정상가동 된다.

또 동작구 상도1동 가압장구역 등 고지대는 이날 상오10시께부터,영등포구 신길4동 등 저지대는 13일 상오10시부터 격일제로 급수된다.

또 청담배수지 급수구역인 송파구전역,고덕1ㆍ2동을 제외한 강동구전역,개포4동 등 4개동을 제외한 강남구전역과 서초구 잠원동ㆍ반포1동 등 60개동은 12일 낮12시 급수가 재개됐고 우면산배수지 급수지역인 관악구전역 구로구 독산동 등 16개동 동작구 사당동 등 5개동,서초구 반포2동 등 13개동,강남구 개포4동 등 62개동은 13일 낮12시부터 격일제로 급수된다.

◎구호품 부족… 배탈고생/일부이재민 귀가 복구비지땀

▷이재민◁

서울 강동구 성내동일대 수해지역은 12일 하오부터 제1ㆍ2배수펌프가 완전 가동됨에 따라 점차 물이 빠져 복구작업이 활기를 띠고있으나 지대가 낮은 풍납동ㆍ성내1ㆍ2동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강동구청 재해대책 본부는 양수기 1백26대와 청소차 42대를 동원,경찰과 민방위대원들의 도움으로 침수된 건물의 물을 퍼내고 도로에 뒤덮인 쓰레기ㆍ오물 등을 치웠다.

그러나 많은 어린이ㆍ부녀자들이 구호물자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감기ㆍ배탈로 고생하고 있다.

구로구 개봉2동 개봉국교에서 추위와 불안에 떨던 주민 7백여명은 날이 밝자 구청에서 지원한 도시락 7백여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물이 덜빠진 집으로가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1백50㎝ 정도 빗물이 들어찬 구로구 개봉2동 원풍아파트 1천2백세대 주민 3천여명은 피해복구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그러나 지하탱크에 비축해 둔 벙커C유까지 1층 방안으로 흘러들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개봉시장의 일부 상점을 제외한 모든 상가ㆍ은행ㆍ병원 등이 문을 닫아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새우잠으로 인근 국교에서 하룻밤을 보낸 서초구 방배본ㆍ1동 주민들은 아침일찍 청소도구 등을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비교적 침수가 덜한 집에서는 온가족이 힘을 합쳐 마당에 들어찬 물을 퍼내고 가재도구 등을 꺼내 햇빛에 말리는 모습이었다.

○3만여명 임시수용

한편 서울시내에는 12일 현재 14개구 69개동의 1백26개 임시대피소에 9천8백95세대 3만5천9백20명의 이재민이 수용돼 이틀째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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