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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지나야 물빠질듯/행주벌 범람/오늘 새벽 원당입구도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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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지나야 물빠질듯/행주벌 범람/오늘 새벽 원당입구도 침수

입력
1990.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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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터졌다” 사이렌에 잠결대피/「컨테이너」 투하로 긴급물막이【고양=이충재ㆍ송용회기자】 서울시민의 마음을 밤새 졸이게 했던 한강이 끝내 12일새벽 하류의 둑을 터뜨리고 행주벌로 범람해 고양군일대가 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노도처럼 밀려드는 탁류에 허겁지겁 집과 가축을 버리고 대피하기에 바빴다.

주민들은 지난84년 홍수때도 붕괴위험이 있었던 둑을 부분손질만 한 당국을 원망하면서 일산신도시개발로 사실상 마지막 농사가 될 올 농사를 망쳐버린데 넋을 잃었다.

▷붕괴ㆍ범람◁

새벽3시50분께 행주대교 하류 1㎞지점에서 높이 5m의 북쪽제방 30여m가 무너지기 시작,새벽6시께는 붕괴폭이 2백50m가까이 넓어졌다.

순식간에 들판에 쏟아진 물은 지도읍 토당리일대 주택가와 농경지를 덮쳐 불과 1시간여만에 토당리 신평일대를 뒤덮었다.

원당읍도 상오10시부터 침수되기 시작,지도∼원당간 국도가 끊겼다.

침수지역은 강옆쪽으로 길이 6㎞,육지안으로 3㎞까지 이르러 신도시예정지구 4백60여만평중 정발산주위를 제외한 4백여만평이 물바다를 이뤘다.

강물은 13일새벽 고양군청 소재지인 원당읍앞 농경지벌판까지 찼다.

▷대피◁

제방이 붕괴되자 고양군은 긴급사이렌을 울리고 『한강둑이 터졌으니 긴급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거듭했으며 방송사에서도 대피안내방송을 요청했다. 상오5시50분께는 중앙재해대책본부의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졌다.

토당리주민 1천2백여명이 가장 먼저 고지대로 대피했고 능곡시가지 주민 4만여명과 일산읍ㆍ송포면 등 주민 1만여가구 4만5천여명이 인근 학교에 대피,철야했다.

고양군은 아직 침수가 되지않은 벽제 원당 화진 신도읍 등 군내 전주민 22만5천여명에 대한 대피계획을 마련했다.

▷구조◁

인근 군부대의 헬기 9대와 경찰헬기 등 헬기 20여대가 상오8시40분께 지도읍 신평리에 고립돼 있던 주민 30여명을 구조하는 등 헬기와 고무보트 등으로 2백여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상오9시15분께 신평리 이영녀할머니(77)와 9세가량의 여아가 급류에 실종됐으며 일부 주민들은 제방위에서 『소를 두고 갈 수 없다』며 한때 구조되기를 거부했다.

지도읍 내곡1ㆍ2리 대장1ㆍ2ㆍ3리 등 주민 4천여명은 하오늦게까지 안전지대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피해ㆍ복구◁

이재민은 잠정집계결과 1만5천여세대 5만여명으로 추산되며 농경지는 5천여㏊가 침수됐다.

또 기독교방송 능곡송신소가 침수돼 새벽5시부터 서울ㆍ경기일원의 방송이 중단됐다.

군과 현대건설측은 컨테이너 1백25개로 붕괴된 제방을 막기로 결정,이날 하오 인천항에 있는 길이 12m컨터이너를 군부대와 원당등지로 옮겨와 밤새 컨테이너내부에 흙을 절반가량씩 채워 넣는 작업을 벌였다.

육군은 탱크 등을 실어나르는 중문교 4개를 급조,날이 밝는대로 중문교에 컨테이너를 옮겨실어 무너진 제방으로 접근시킨후 제방위에서 대형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들어올려 붕괴된 제방의 강안쪽에 털어뜨리는 방식으로 물살을 막기로 했다.

군과 현대건설의 물막이 복구작업이 13일중 순조롭게 진행되면 약 1주일안에 육지의 물이 완전히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점◁

이번에 붕괴된 둑은 84년8월 홍수때 틈이 생겨 강물이 스며드는 유실위기를 맞았으나 군헬기가 돌을 실어날라 응급복구했던 곳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건설부는 85년이곳 제방의 강안쪽으로 블록을 쌓아붙이는 호안공사를 했으나 주민들은 부실공사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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