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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여 잔류교민 철수에 최선”/최봉름 주 이라크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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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여 잔류교민 철수에 최선”/최봉름 주 이라크대사 인터뷰

입력
1990.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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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호의로 1천여명 귀환시켜 다행/상황 악화돼도 끝까지 남아 본분다할 터”페르시아만 사태가 시작됐을 때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1천3백여명의 한국교민들이 남아 있었으나 그동안 1천명 이상이 철수하고 이제는 3백명 미만의 인원이 남아 부분적인 철수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한달 가까이 한국인 철수작업을 현장지휘하고 있는 최태름 주 이라크대사(56)는 10일 『숱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무사히 교민철수작업을 마무리짓게 된 것을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철수작업이 계속되겠지만 2백여명의 근로자들은 현지와의 계약관계로 당분간 남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대사는 『가능한한 남은 인원들도 모두 철수시키기 위해 이라크정부와 접촉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라크측은 수천 수만명이 출국을 거부당하고 있는 국가에 비하면 한국은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최대사는 이라크정부가 대통령포고령에 따라 계약이 끝나지 않았거나 현지시설유지를 위해 필요한 인원에 대해서는 출국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한 최소한 2백명가량은 계속 남아 있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최대사는 『현재 이곳에 남아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종합건설이 3∼6개월분의 식량을 비축하고 있어 문제가 없으나 이라크의 식량사정이 더욱 악화될 경우 이라크정부가 외국업체의 식량을 통제하려 들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대사관측은 대사관 가족이나 교민들의 경우에도 가족들은 모두 철수토록 조치했는데 최대사의 부인 장연숙여사(51)만이 유일하게 남아 대사관 직원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최대사는 『쿠웨이트에 있던 1천명이상의 교민들을 육로를 통해 요르단의 암만으로 철수시키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를 거쳐 암만에 이르는 거리가 총 1천5백㎞가 넘고 사막지대여서 교민이동상황을 파악하는데도 애로가 많았다』고 당시의 고충을 전했다.

지난 58년 서울법대를 졸업,61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최대사는 코트디브와르대사,국회의장의전비서관등을 거쳐 지난 88년 3월 바그다드시내 곳곳에 이란미사일이 떨어지는 급박한 전쟁상황속에서 이라크주재 대사로 부임,불과 2년도 못돼 또다시 전쟁의 위험을 맞고 있다.

6ㆍ25때도 피란을 못하고 서울에서 전쟁을 직접 겪었다는 최대사는 『전쟁과 피치못할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상황이 악화돼 모든 교민이 철수하더라도 대사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 본분이 아니겠느냐』고 모처럼 밝은 웃음을 지었다.<바그다드=배정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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