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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ㆍ정상 구별없이 「하나」로/「사랑의 친구우리」모임(동호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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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ㆍ정상 구별없이 「하나」로/「사랑의 친구우리」모임(동호인클럽)

입력
199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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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대 3백회원 동질감 만끽 매년 40㎞국토순례 큰 성취감장애인이 정상인들과 어울려 활동하는데 한치의 장애도 없이 오히려 상부 상조,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따뜻하게 교감하는 모임이 있다.

지난88년 5월 이화여대 후문옆 한모퉁이 사무실에서 발기인 7명으로 발족한 「사랑의 친구 우리」는 단지 몸이 성치못하다는 이유 하나로 소외당하는 장애인에게 문호가 활짝 열려있다.

현재 회원은 1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3백여명으로 직업별로는 고교생 회사원 의사 주부 대학교수 등으로 다양하며 장애인이 절반을 차지한다.

모임의 규모가 커져 주말에는 10개조로 나눠 조단위활동을 하다가 월1회 전회원이 모여 기금마련음악회를 개최하고 걷기대회 체육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2월에는 경기 고양군 벽제에 있는 청소년야영장에서 동계극기훈련도 했다. 이 모임의 가장 큰 연례행사는 87년부터 여름이면 동해안에서 3박4일씩 개최하고 있는 「국토순례해변캠프」.

1회때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출발,지난8월 강릉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해마다 평균 30∼40㎞씩 완주,4년째 1백42.5㎞를 달리며 국토사랑과 극기회원친목도모 등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동해안을 답사하고는 남해안을 거쳐 서해안 최북단까지 남한을 외곽으로 일주한 뒤 통일이 되면 북한땅까지 「행진」할 꿈을 간직하고 있다.

국토순례 해변캠프행사의 산파역인 김기현씨(35ㆍ실내장식업)는 『장애인들이 휠체어와 목발 등에 의지,폭염속에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40㎞를 완주해냈을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많은 사람들이 깜짝놀랐고 회원들은 모두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일본 동경에는 타쿠쇼쿠(척식)대생 재일유학생 손진기씨(28) 등이 지부를 결성하고 있어 지난8월 중순에는 장애인 12명을 포함한 25명의 회원들이 가와사키(천기)에서 열린 캠프에도 참가했다. 이 모임은 두가지 불문율이 있다.

장애가 없는 사람을 정상인이라 부르지않고 일반인이라 부르며 모임의 성격을 장애인에 대한 봉사차원을 떠나 「장애인과 함께 하는」동질성을 강조한다.

원주의료원 정형외과과장인 이홍규회장(34)은 『신체가 건강하다는 것은 축복일뿐 특권이 아니다』며 『이 모임은 장애인과 더블어 사는 삶속에 진정한 사랑으로 하나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알리고자 함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3살때 소아마비를 앓은 박정원씨(24)는 『회원이 되기전에는 동반자없이 외출을 꺼리는 등 울타리안의 삶을 살아왔으나 국토순례캠프 등에 참가한 뒤에는 일반사람 부럽잖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게 말했다.

회원들은 『정부에서 장애인복지정책을 과감히 추진해주고 일반인들은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버리고 같이 어깨동부할 수 있도록 인식전환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회비는 1천원이며 40여명의 후원회원들이 물심양면으로 이들을 돕고있다. 한양로터리클럽 럭키금성 아시아나항공 등도 기회있을 때마다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은 동료회원이 장애인에게 헌시한 「내려가기」를 곧잘 암송한다.

오르는 일에 그렇게 많은/아픔이 필요하다면/내려가기로 하자/씩씩하게 내려가서/곧게곧게 내려가서/가벼운 내영혼의 무게를 달아보자/오르는 일에 그렇게 많은/갈등이 필요하다면/내려가기로 하자/거꾸로 도달할 내하늘과 구름을 위해….

「사랑의 친구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모두에게 열려있다. 연락처 363­5712 <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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