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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세계제1 경제대국인가(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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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세계제1 경제대국인가(해외경제)

입력
199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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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리스사ㆍ일 NHK 공동 여론조사/각국 이해따라 반응 엇갈려/EC권의 경제지도자들은 50%가 “긍정적”/미선 일 부상경계 “앞으로 계속 축소” 전망일본은 현재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인가,또는 앞으로 수년내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경제력의 평가 기준이 얼마나 정확한가의 문제이외에도 각국이 처한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응답자에 따라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일본에게 세계 제1의 경제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제지도자들은 일본의 경제적 부상을 내심 두려워 하면서도 겉으로는 애써 이를 평가절하하려는 듯 세계 경제에서의 일본의 위상이 계속 축소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일본측의 응답은 그 반대로 나타나는등 흥미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중동사태를 분석하면서 일부 경제전문가들이 미국 EC(유럽공동체) 일본간에 석유가격의 인상과 공급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을 들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견해를 내보인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사와 일본공영방송 NHK가 미국 EC 일본의 경제계지도자 5백9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공동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세계경제적 위상에 대한 견해는 각국이 처한 입장에 따라 크게 상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현재 일본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가하는 질문에 대해서 미국 응답자의 28%,일본 응답자의 13%만이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조사에 응한 EC각국의 경제지도자들은 50%가 이에 긍정적인 답을 했다.

소형 가전제품에서부터 최첨단 전자장치에 이르기까지 일본상품의 홍수에 직면하고 있는 EC각국의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이라할 수 있다. 또 2천년까지 일본이 경제적으로 제1인자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견해에는 미국 응답자의 18%만이 동의한데 대해 일본응답자는 23%가 긍정적인 답을 했다. 또한 30%의 유럽경제인들이 2천년까지는 일본이 세계경제를 지배할 것이라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응답자는 앞으로 10년간 일본경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질 것이라는 견해(47%)가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견해(45%)보다 월등히 많은 반면 일본 응답자들의 경우에는 일본경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견해(54%)가 작아질 것이라는 견해(1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즉,미국과 일본의 경제지도자들이 앞으로 10년간의 일본경제의 장래에 대해 전혀 상반된 견해를 나타낸 것.

이러한 결과는 일본경제를 분석하는 기본적인 시각의 차이에 기인한다. 미국과 EC의 경제인들은 일본경제가 ▲최근의 중동사태에서 보여주듯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아니라 ▲시장개방을 촉진하라는 외부의 압력강화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경쟁력강화등에 직면하여 점차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경제인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70년대의 두차례 오일쇼크와 80년대 중반의 엔고시대를 성공적으로 극복해왔다는 점을 들어 외부적 충격이 일본의 장기적 미래전망에 큰영향을 주지못할 뿐더러 기술력을 바탕으로 90년대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히려 노동력의 감소와 노령화등 국내요인과 미국ㆍ유럽등의 신보호주의적 블록화 경향이라는 것. 이와 관련,외국의 개방압력이 90년대 일본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최대의 요인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미국 40%,EC 30%인데 반해 일본은 9%에 불과했다.

그러나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일본이 세계번영을 위해 해야할 조치로 미국ㆍECㆍ일본 공히 국내시장의 개방과 자유무역확대를 위한 노력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들고 있어 일본의 보호주의적 제도와 문화에 대한 미국과 EC의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하여 90년대 일본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종적인 다양성에 보다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견해에 일본 응답자의 대다수(90%)가 긍정적인 답변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

한편 경제적으로 1인자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있는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10년간 미국의 세계시장점유율에 대해서 일본 응답자의 73%,EC 응답자의 54%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미국 응답자 가운데에서도 47%가 이러한 견해에 동조해 경제대국 미국의 상대적 쇠퇴를 실감케 했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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