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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소매끌기”에 야 “조건부 버티기”/정기국회 당분간 공전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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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소매끌기”에 야 “조건부 버티기”/정기국회 당분간 공전불가피

입력
199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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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김회담등 「모든 여지」 제시/남북 총리회담 분위기 활용 전방위채널 동원 여권/오늘 평민의총서 논의… 아직은 등원부정적/“5대 전제조건 구체 보장을” 야권정기국회가 10일 소집됐지만 사퇴서를 제출한 야당이 섣불리 등원하지 않을 태세여서 당분간 국회공전이 불가피할 것 같다.

민자당은 이날 국회개회식에 이어 휴회에 들어가 야당과의 막후접촉을 벌이는 등 「단독 국회탈피작전」에 돌입할 예정이나 평민당은 내각제 개헌포기선언등 선행조건의 충족을 내세우며 「버티기 작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여권◁

○…야당을 원내로 복귀시키려는 민자당의 「멍석깔기」는 지난 8일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의 기자회견으로 기본 테두리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이 기본테두리는 지난 6일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을 위한 박준규국회의장의 만찬에 이어 정기국회소집 공고일인 7일 야당의원들의 사퇴서 일괄반려와 김대표의 회견으로 이어진,나름대로 짜임새를 갖춘 스케줄에 따라 제시됐다.

민자당의 대야행보가 이처럼 숨가쁘게 이어져온 데서 「단독국회」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해야 한다는 여당으로서의 강박관념을 읽을 수도 있지만,남북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형성된 초당적 국정분위기를 정치권에 그대로 유지시키는 기조에서 정국타개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심중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여권이 내비친 대야협상책들을 보면 야당측이 요구하고 있는 사항들을 포괄적으로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막후절충의 기본토대가 되기에 모자라지 않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다.

우선 사퇴서 반려가 일단 거부되지 않았다는 대목을 국회해산ㆍ조기총선실시의 야당주장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연결한다면,지자제ㆍ내각제 문제의 전향적 논의가 「개방」된 상태이고,지난번 임시국회에서 일방처리된 상태이고,지난번 임시국회에서 일방처리된 법안역시 재심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는 것.

특히 국회의원선거법 개정문제가 정치권에 던지고 있는 파장은 야당에 매우 「자극적」인 유인효과로 작용하는 게 현실.

여기에 김대표가 김대중 평민총재와의 회담제의와 함께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담주선 용의도 언명함으로써 정국정상화의 내용과 절차에 대한 여권의 복안이 대체로 드러난 셈이다.

지자제등 주요현안들의 구체적인 절충여지에 대해서 박의장이 『야당과의 약속대로,대폭적으로 수렴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다짐했고,김대표 역시 『양보할 것이 있으면 양보하겠다』고 밝혀놓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은 동시에 야당의 원내복귀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후속절충을 위한 시간이 피차에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예컨대 평민당이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지자제문제에 대한 내부수렴과정과 대야협상을 병행해야 하는 사정이 한 예.

한편 박의장이 이번에 보여준 「독특한」 행태는 주초부터 전개될 각급 채널의 여야접촉과는 또다른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박의장이 야당의원들의 사퇴서 반송과 함께 동봉했던 서한이 특이한 설득방식이기도 했지만,스스로 「여야중재자」를 강조하며 대여설득의 역할까지 자이하고 있어 등원협상이상의 주목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야권◁

○…평민당등 야권은 10일의 정기국회 시작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애써 강조하고 있다. 야당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의원직을 총사퇴했기 때문에 정기국회시작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갖는 의미는 야당의 주장처럼 단순한 일정상의 문제만으로 취급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평민당은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직 사퇴서 반려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고 민주당도 이기택총재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기국회시작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야당의 등원에 대한 입장은 이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겠지만 여권의 등원요구에 쉽게 응할 조짐은 찾아보기 힘들다.

평민당이 8일 있은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등원촉구기자회견에 대해 아무런 내용이 없는 공허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나 김대중총재가 지난 7일 사퇴서 반려를 위해 자신을 방문한 박준규국회의장에게 결자해지를 주장한 것도 야권의 현재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평민당은 이미 등원을 위한 조건으로 ▲13대국회 해산과 조기총선 ▲지자제에 대한 약속이행 ▲내각책임제 개헌포기 ▲날치기에 대한 사과와 날치기 법안의 수정 ▲민생문제해결 등을 제시해 놓았기 때문에 적정수준의 사전보장이 없는 한 등원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평민당은 5개의 전제조건이 모두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더라도 여권이 평민당의 입지를 고려한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는 점을 되풀이 강조하고 있다.

평민당은 여전히 이러한 조치가 가시화되어야 등원문제를 신축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입장아래 조심스런 막후대화에 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막후접촉결과는 부정적이다. 특히 평민당은 김영삼 민자당대표가 문제를 풀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다는 시각마저 당내에 있다.

한 당직자는 『김민자대표가 나서거나 민주계가 대화의 전면에 나올경우 될 일도 안된다』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원내 절대소수라는 입장때문에 등원문제에 있어 평민당의 유화적 태도를 경계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완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야권통합문제가 지지부진한 마당에 평민당이 등원 결정을 할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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