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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복원,실기하면 곤란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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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복원,실기하면 곤란하다(사설)

입력
199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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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파동으로 야기된 「사퇴정국」은 9월 정기국회를 이틀 앞둔 오늘까지 계속 되고 있다. 7일 박준규 국회의장이 평민당의원의 사퇴서를 일괄 반려하고 국회로 돌아올 것을 호소했지만 효력이 있을 듯한 징조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여야는 언제까지 이같은 정치부재현상을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계속 이 상태로 가더라도 국민이 그전처럼 적당히 이해해주고 용인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미안한 얘기지만 지금 여론의 추세는 1년전 2년전 하고도 또 다르다. 가을 정기국회마저 꼴사납게 공전돼버리면 무슨 소리가 터져나오게 될지 모르며,그 소리는 뜻하지 않게 큰 공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 나라안팎의 형편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는 지구전 양상으로 들어가 세계경제의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고,우리가 늘 걱정하는 고유가의 위협,이에따르는 국내의 유가파동과 인플레,경기 후퇴가 이 나라의 경제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증시의 불길한 뉴스,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는 치안부재현상이 국민의 체감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더군다나 남북 총리회담이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한 근본원인의 하나가 남쪽의 정정이 불안하는 데 있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심층분석을 보면 아찔해진다.

북쪽은 남쪽 정부가 국가지도력에서 일관성이 없고 여야가 극한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물가불안,치안불안으로 곧 큰 혼란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예측했을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그것을 무조건 오판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궁금하다.

우리는 새삼스럽게 이 자리에서 사퇴정국을 둘러싼 민자당과 평민당 논리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

어차피 장외정치를 통해 현재의 파행정치가 정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닌이상 지금쯤 접점을 찾아야 될줄 안다.

마침 남북 총리회담 기간중 평민당 김대중총재가 하한정국의 종결선언과 함께 난국타개를 위해 참여할 뜻을 밝힌 것을 계기로 여권이 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국회의장이 야당에게 원내복귀를 호소하는 분위기로 보아 대화정치의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민자당은 국회의원선거법 개정의사를 흘리는 것 같은 방법으로 변죽을 울려 「야당용 미끼」를 던졌다는 오해를 유발시킬 것이 아니라 내각제개헌,지자제실시 등 현안문제에 대해 명확한 소신을 밝혀 국민이 납득하고 야당이 국회에 복귀할 진짜 명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평민당도 현실성없는 총선주장등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신축성있는 유연한 사태 적응능력을 보여야할 때라고 보며,평민당은 능히 그 일을 해낼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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