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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정국에 「남북회담 숨통」/사퇴서 반려이후의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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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정국에 「남북회담 숨통」/사퇴서 반려이후의 정국

입력
199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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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만찬분위기」 유지에 전력/정기국회 개회후 「10일간 휴회」 잡고 막후접촉 모색/내각제보다 「지자제선물」 선호… 야권통합이 타결 변수양측 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은 정기국회를 앞둔 여야 정치권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지난 1백50회 임시국회후 의원직을 사퇴하고 여야 대면조차 기피해 왔던 평민당이 강경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있어 정국 정상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사태진전에 따라 남북관계의 대변화 가능성을 사전에 상정할 수밖에 없는 여야 수뇌부들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장기적 정국운영 포석의 일환으로 고위급회담 분위기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박준규국회의장은 7일 제1백51회 정기국회 소집을 공고,당초 예상대로 야당이 불참하는 민자당 단독의 국회가 열리게 됐다. 그러나 여권은 고위급회담이 전보다는 국회운영에 훨씬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평민당이 국회로 들어올 것이란 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평민당이 달라지고 있다는 징후는 지난 1일 김대중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고위급회담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가시화됐다. 물론 평민당측은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차원의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사퇴서를 집단제출할 때의 강경함은 상당히 누그러졌다.

여권은 자극을 피하면서 평민당과의 대화채널을 확보하려하고 있다. 특히 박의장이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을 위한 만찬장에 김대중총재를 비롯한 13명의 평민당당직자를 초청,상징적인 자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박의장은 당초 5일로 예정했던 의원직사퇴서 반려를 만찬이후인 7일로 미루는 등 배려를 했고,김대중총재를 직접 방문해 지난 임시국회에서의 법안변칙통과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하고 등원을 촉구했다.

민자당 차원에서도 김영삼대표가 8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의 원내복귀를 「호소」할 예정이다. 김대표측은 당초 이같은 회견을 생각하지 않았으나 당내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볼 때 야당을 원내로 끌어들이는 데 갖가지 입체작전이 동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자당은 28일로 잠정택일했던 함평ㆍ영광 보궐선거 날짜를 평민당과 협의하겠다고 제의해 놓고 있다.

10일 정기국회가 개회되더라도 민자당은 10여일간 휴회를 하고 야당과의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김동영총무는 말하고 있다. 그동안 당 3역과 정무장관을 통한 공식ㆍ비공식의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위기를 놓고 평민당의 원내복귀를 낙관하는 것과는 달리,평민당과의 구체적 협상에서의 문제점을 들며 평민당을 설득하는데는 꽤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여권에는 예상외로 많다.

평민당의 원내복귀를 결정하는 변수는 등원 5개 조건의 충족과 야권통합협상을 꼽을 수 있다.

평민당의 등원조건은 ▲조기총선 ▲내각제개헌 포기선언 ▲지자제실시 약속이행 ▲날치기 사과와 법안수정 ▲민생문제 해결이다. 이 조건중 평민당이 내심 중시하는 것은 내각제개헌 포기선언과 지자제실시로 이들은 향후 평민당의 위상 또는 정치적 사활이 걸린 문제들이다. 평민당측은 이들 문제에 대해 여권으로부터 보도만 요란하게 나오고 있지 조건제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평민당측과의 막후접촉을 가졌던 여권인사들은 평민당이 지자제보다는 내각제개헌 포기선언을 완강히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은 공식적으로 내각제개헌을 거론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내각제개헌을 놓고 미묘한 갈등상태에 있기 때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민자당은 여야 경색의 돌파구를 지자제실시문제에서 찾으려하고 있다. 즉 평민당이 요구하는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을 일부 수용할 생각을 갖고있다. 그러나 협상의 관건은 오히려 자치단체장의 정단공천및 동시선거실시를 주장하는 평민당주장에 대한 대응이다.

또 평민당의 등원을 결정하는 요인은 야권통합문제. 야권통합협상이 어느쪽으로든 결론이 나면 평민당으로서는 등원결정을 하는데 짐을 덜 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여권에서는 통합이 샐패할 경우 등원조건중의 내각제개헌 포기조건이 융통성을 갖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평민당은 상당수 의원들의 등원욕구의 압력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정감사ㆍ예산심의ㆍ국회의원선거법 개정 등 여당에만 맡길 수 없는 현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평민당이 등원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민자당 당직자들은 개회후 10일정도 지나면 협상을 통해 여야의 입장이 서로 확인될 것이기 때문에 추석이 지난 10월 초순 야당의 등원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예측에는 평민당도 슬그머니 동의하고 있다. 등원을 위한 여야접촉은 성격상 막후협상이 될 것이며 평민당은 궁극적으로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결말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평민당은 민자당내에서도 김영삼대표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수 있는 등원조건은 배제할 것이며 김대중총재의 위상정립을 위해 노태우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통해 등원결말을 내려할 것이다.<김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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