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성 남북재료 불구/「강제매매」악재에 눌려/전문가들 주말고비 호전기대서울에서의 남북고위급회담으로 그동안 정치의 혼란과 경제의 부진으로 우울하기만하던 사회분위기가 활기를 띠기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독 증권시장만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증시에 가장 커다란 호재로 작용해온 남북해빙무드가 남북총리회담으로 현실로 구체화되고 있는데도 증시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는게 여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증권시장은 지난 3일 종합지수 6백35에서 연일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6일에는 6백10선으로 밀려 3일동안 20포인트(3%)가량이나 떨어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도 부진,4일 하루의 반짝장세를 제외하곤 연중평균치 9백50만주선에 훨씬 못미치는 7백만주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증시안정기금이 매일 4백억∼5백억원가량의 매수주문을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증안기금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주가하락폭이 더 커졌을 것이다.
이같은 증시의 냉기류는 남북회담이라는 막연한 호재보다 미수매물강제매매라는 직접적인 악재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
증권당국이 곧 1조1천억원에 달하는 미수금 및 미상환신용융자금등 악성매물을 정리하는 구체적 방침을 확정한다는 소식에 주식을 처분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식을 외상으로 사고도 갚지않아 발생한 미수금과 신용융자액이 각각 4천7백억원과 1조4천억원으로 총 1조8천7백억원선. 이중 당장 정리해야할 미수금과 미상환신용융자금 1조1천억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외상주식은 지난봄의 3조5천억원선에 비해선 엄청나게 줄어들었지만 주가가 오름세를 보일때마다 매물로 쏟아져 오름세를 꺾어놓는 악성매물이 되곤 했다.
이에 증권당국은 증시의 걸림돌인 악성매물들을 차제에 증권사들이 증시에 매물화되지 않는 방법으로 정리토록하겠다는 방침인데 투자자들은 방법은 어떠하든간에 결과적으로 매물이 증가하는 악영향이 있을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당국은 12ㆍ12조치이후의 여러차례부양책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것과 같이 외상주식을 정리하지 않고는 어떠한 부양대책도 효과가 반감될 뿐더러 외상주식은 투자자와 증권사가 책임져야할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에 정리되는게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당국은 이번조치는 그동안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는 「정상화」로 보고 있다.
반면 투자자들은 정부가 증시부양책으로 외상매입을 유도해놓고는 상황이 악화되자 정리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증시 내적난기류와 함께 페르시아만사태의 장기화와 지난달 발표된 당ㆍ정의 증시부양책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외적환경도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증시여건은 별로 나쁠게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외상주식처리문제만 매듭지어진다면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증시여건도 크게 개선되리라는 분석이다.
외상주식은 현재 남아있는 증시안정기금 1조1천억원으로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고 여기에 연ㆍ기금의 주식투자등 부양책이 가시화되면 증시도 활력을 되찾으리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증시부양대책의 후속조치가 가시화되고 악성매물 정리방침이 발표되는 금주말이 앞으로 증시의 분수령이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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