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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대외경쟁력 한계에/기술투자 증대만이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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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대외경쟁력 한계에/기술투자 증대만이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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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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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생산성향상으로 가격 이점 사라져 자동차/해외기술료 지불많아 실속없는 장사 컴퓨터/후발개도국 추격으로 비교우위 상실 섬유우리경제가 조로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년간 수출주도형의 공업화전략으로 눈부신 경제성장과 산업구조고도화를 달성했으나 최근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성장활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대신 서비스산업이 융성,경제전체가 쪼그라드는 이른바 비누거품경제(Bubble Economy)의 전형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그동안 대내외경제환경이 악화된데다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소홀하고 근로의욕과 기업가 정신이 급격히 퇴색,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이 크게 약화된데 따른 것이다.

주요요소별 경쟁력 실태를 살펴보면 우선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상승과 엔화의 약세반전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87년부터 89년까지 3년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평균 13.6%로 일본(7.7%) 대만(8.9%)보다 4.7∼5.9% 높았으나 명목임금상승률은 일본(3.4%) 대만(10.6%)보다 8.2∼15.4% 높은 18.8%를 기록,단위노동비용의 증가율이 일본(4.3%) 대만(1.7%)보다 훨씬 높은 5.2%로 나타났다.

기술이나 품질수준에서도 선진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 주요기술의 수준이 선진국의 65∼79%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자체기술개발 능력도 취약,제조업의 연구개발투자가 겨우 매출액의 1.88%(88년 기준)로 일본의 3.1%에 못미치고 있다.

이처럼 취약한 여건속에서 우리경제가 비누거품처럼 허망하게 꺼지는 것을 막기위해 상공부는 최근 전자ㆍ기계ㆍ섬유ㆍ소재산업 등 24개 업종을 대상으로 경쟁력실태조사를 실시,취약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상공부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동차ㆍ가전ㆍ컴퓨터ㆍ반도체 등 24개 업종 모두 가격ㆍ기술ㆍ기타 경쟁력면에서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의 엑셀과 도요타의 코롤라 가격차가 지난 88년 1천2백40달러였으나 현재 7백10달러로 좁혀지는등 대일가격경쟁력 우위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품질면에서도 역시 열세를 면치못해 미국의 전문기관이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7점만점에 일본차가 5.7점,서독차가 5.5점,미국차가 4.5점,한국차가 3.8점으로 가장 품질이 낮은 것으로 평가 되었다. 여기에 엔진ㆍ변속기ㆍ새시장치 등 핵심부품은 대부분 도입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생산성도 뒤떨어져 일본의 경우 근로자 1인당 연간 생산대수가 58.5대에 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3분의1 수준인 19.3대에 머물고 있다.

가전제품도 자동차와 비슷한 경쟁력열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종수출품목인 13인치컬러TV의 경우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한국산이 2백19달러,일본산이 2백29달러로 우리제품이 10달러정도 쌌으나 현재는 1백99달러로 가격차가 없어졌다. 보급형 VTR의 경우 지난해 일본제품과의 가격차가 30달러였으나 지금은 10달러로 좁혀졌다.

특히 생산공정의 자동화와 부품의 집적화가 이뤄지지 않아 일본의 도시바가 1인당 하루 20대의 컬러TV를 생산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1인당 11대밖에 생산하지 못하는등 생산성이 일본의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기술면에서는 설계기술이 일본의 50∼60%수준,조립생산기술은 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기술격차로 제품개발시차도 기존제품은 3∼4년,차세대제품은 7∼9년 뒤지고 있으며 불량률도 일본의 2.2∼3.5배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투자가 3∼5%로 일본(6∼8%)보다 적고 생산직근로자의 근무연수가 3∼5년으로 일본(8∼15년)보다 짧은 것도 생산성이나 품질면에서 일본에 뒤지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컴퓨터는 휴대용은 일본에,범용은 대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취약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IBM등 선진국기업에 매출액의 7∼10%를 기술료로 지불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그만큼 기술개발의 여력이 없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이 때문에 설계기술이나 기본소프트웨어 주요부품을 해외기술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

뒤늦게 출발한 반도체는 기억소자분야에서는 미국ㆍ일본에 이어 세계3위의 생산기지로 부상,선진국수준을 바짝 뒤쫓고 있으나 주문형반도체와 논리소자ㆍ화합물반도체ㆍ반도체장비 및 재료기술에서는 낙후돼 있다. 또 원천기술의 부족으로 매출액의 8∼15%를 기술료로 지불하고 있다.

이밖에 한때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던 철강도 그동안의 임금상승과 낮은 생산성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특수강의 경우는 생산기술부족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실적 세계3위인 섬유도 후발개도국의 추격으로 비교우위를 상실,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박필수상공부장관은 4일 이같은 내용을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경쟁력제고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산업기술개발에 대한 자금지원확대 ▲우수공과대학의 정원확대 ▲임해공단등 공장입지의 대대적인 확충등을 건의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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