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폭등에 불안… 중남미등 각광/동구도 매장유망 개발 열 올려페르시아만 사태의 장기화와 원유가격의 폭등세로 원유의 안정적인 수급이 의문시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석유탐사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석유의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저유가체계로 석유탐사작업은 명목만 겨우 유지할 정도였으나 세계최대의 석유공급원인 중동지방의 위기가 고조되자 상황이 돌변한 것이다.
석유부존 여부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유전탐사 회사들은 사실 81년 이후 새로운 유전탐사는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제1ㆍ2차 석유파동 이후 연간 45억달러 이상을 석유ㆍ천연가스 탐사에 투입했던 서방 각국은 80년대에 석유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나면서 탐사비용을 절반이하로 대폭 줄였으며 탐사팀과 탐사선도 1천1백개에서 5백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남미ㆍ아프리카ㆍ알래스카ㆍ아시아 등 거의 세계 모든 지역에 대한 석유ㆍ가스탐사 활동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 91년에만 20억달러 이상이 새로운 탐사작업에 투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BC 3천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접착과 방수용으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석유는 정유법이 개발되기 시작한 18세기 이전까지만해도 소금보다 못한 쓸모없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60년대를 거쳐 70년대 초반까지 배럴당 2달러 미만이었던 석유는 74년 1차 오일쇼크와 79년 2차 오일쇼크때 배럴당 각각 11.65달러와 24달러로 폭등,전세계를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불황으로 몰아 넣었다.
세계각국은 10배 이상 뛰어버린 고유가시대를 맞아 에너지절약 방안에 부심하게 되자 대체에너지 개발과 새로운 유전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석유재벌인 메이저들의 본거지 미국도 7백개의 탐사팀을 조직,「검은 황금」을 찾는데 뛰어 들었다.
그러던 것이 81년 10월 배럴당 34.12달러를 기록한 것을 고비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간의 산유량 증산경쟁에 따른 공급과잉현상이 일어나면서 끝없이 치솟던 원유가도 떨어지기 시작,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직전에는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낮아졌다.
그러자 새로운 유전탐사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격감되었고 연간 40억달러 이상 쏟아부었던 석유탐사업계가 파산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던 것이다.
전세계의 채굴가능 원유매장량은 최근의 지질탐사결과 9천억배럴 내외로 밝혀졌는데 이중 67%는 대륙붕등 해양에 매장되어 있다.
세계 석유탐사업계가 중동지방보다 더많은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지역으로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중남미지역이다.
멕시코ㆍ베네수엘라 등은 이미 70년대의 유전개발로 세계 원유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마존 상류의 쿠이니쿠강에 집중적인 시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페루ㆍ에콰도르ㆍ콜롬비아ㆍ볼리비아에 걸친 적도 밀림지대는 유황성분이 적은 1백50억배럴 이상의 원유와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집트ㆍ수단의 해안지방과 차드ㆍ카메룬ㆍ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밀림지역도 유전개발 가능성이 높아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 흑룡강지역ㆍ한반도 대륙붕ㆍ보루네오 근해 및 베트남 통킹만 등이 유망하며 소련 서부 시베리아는 매장량이 1천억배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캐나다 동부해안의 뉴우펀들랜드와 영국의 북해지역도 재개발되고 있는데 최근 동구권의 정치ㆍ경제변화로 폴란드ㆍ헝가리의 유전개발도 시도되고 있다.
특히 석유재벌인 메이저들은 동구권의 석유매장 가능성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모코사는 폴란드 남동부 산도미에르트지역을,모빌사는 헝가리 남부 스즈게드지역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석유탐사작업이 활기를 띠면서 유전개발기술도 획기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가스 추출법ㆍ해수 추출법ㆍ가열법 등 심해의 유전도 큰 오차없이 경제성과 매장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체내부를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컴퓨터 단층 촬영법(CT)의 원리를 이용,지하 깊숙이 있는 부존자원을 컴퓨터단말기 스크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오토모그래피 기술도 개발되었다.
세계 72개국에서 하루 5천3백만배럴을 생산하는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향후 40∼45년이면 각국의 유전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페만사태는 2천년대 고유가시대로의 진입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80년대의 저유가시대에 등한시했던 새로운 유전탐사작업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세계석유업계의 지배적 견해이다.
고대 그리이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의 혈액」으로 표현된 검은 황금을 찾기 위한 인간의 유전탐사작업은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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