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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비리 척결/이계성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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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비리 척결/이계성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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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국방부장관이 유승국병무청장이 배석한 가운데 31일 발표한 「병무행정 쇄신대책」 기자회견문은 장문이었다.이장관은 회견문에서 먼저 지난 7월의 병무부조리사건에 대한 국민들에게 죄송함을 표시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병무행정을 더욱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장관은 이어 『병무행정은 운영과정이 미묘한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개선노력을 하더라도 결코 완벽할 수 없으며 병무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는 상존하고 있음을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한 뒤 발생소지가 있는 병무비리로 신검과정에서 검사요원과 결탁,질병을 가장해 병역을 면제받거나 방위병 판정을 받는 경우등 7개 유형을 소개했다.

그러나 정작 이같은 비리유형을 어떻게 추출했는지,실제로 이런 유형의 비리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국방부가 병무행정 전반에 걸쳐 대대적으로 실시한 특검단 검열결과 이같은 사례를 다수 적발했을 법 한데도 단순히 「발생할 소지가 상존하는 유형」이라고 횃대에 동저고리 넘어가듯 슬쩍 넘어가서는 국방부의 병무비리 척결의지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또 국방부와 병무청이 7월부터 설치,운영하고 있는 병무부조리신고센터에 신고된 제보 8건도 확인결과 모두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세간에 떠도는 병무비리에 대한 무성한 소문이 근거없는 허황된 것이므로 국민들은 여기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이같은 두루뭉실한 해명으로 국민들 사이에 퍼져 있는 병무행정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임진왜란이 났을 때 군정의 문란때문에 시달려온 일부 백성들이 왜군보다 먼저 도성에 불을 지르기까지 했던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키며 『역사의 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총력전 개념하에 국토방위를 공고히하기 위해 병무행정 쇄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이장관의 마지막 다짐이 공허한 구호가 되지 않게 하려면 비록 공개는 못했더라도 알고 있는 비리는 과감히 척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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