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SARA)는 중국무역으로 치부한 뉴욕 부잣집의 딸로 신랑감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의 미인이었다. 20세때인 어느날 사라는 제임스ㆍ루스벨트를 결혼상대자라고 아버지에게 소개했다. 제임스는 52세의 홀아비 부자였다. 사라의 아버지는 한사코 반대했으나 결혼은 성립됐다. 미국의 그 유명한 32대 대통령 프랭클린ㆍ루스벨트는 이 부부사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학에 진학한 루스벨트는 정치사와 정부론을 전공,사람들을 지휘하고 지도하는 방법을 익혔다. 대학의 미식 축구팀과 보트팀의 주장선수ㆍ대학신문편집장ㆍ졸업반 대의원 등을 지내면서 지도자가 되는 수련을 쌓았다. 하버드를 졸업한 그는 다시 콜럼비아대학교 법과대에 들어가 최고의 학력을 갖췄다. ◆콜럼비아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뉴욕주 상원의원이 됐다. 31세에 해군성차관보가 돼 7년간을 재임하면서 대통령직 수행을 위한 기본훈련을 닦았다. 뉴욕주지사를 4년 역임하는등 변호사와 정당인으로 25년동안 정치일선에서 활약한 끝에 50세에 꿈에도 그리던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2차대전 발발이란 특수상황이긴 했지만 미국 건국이래 「대통령은 중임이상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유일한 4선 대통령이 됐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미국을 명실상부한 1등국가로 부상시켰다. ◆한사람의 훌륭한 정치지도자는 그 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여타 세계인들에게까지도 생시와 사후를 가림없이 이처럼 회자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어떠한가. 과거와 현재를 가릴 것 없이 역사속에 찬연히 빛날 지도자를 우리는 아직 가져보질 못했다. 차기 또는 차차기 지도자감도 보이질 않는다. 자의든 타의든 차기 또는 차차기를 노리는 몇몇 인사들의 면모를 봐도 과연 지도자의 자질을 갖췄을까 의심케 한다. ◆우리 정치의 앞날은 그래서 암담하다. 지도자감으로 떠오른 사람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사형,대중정치에는 아예 경험도 없는 측근형이나 온실형이 아니면 상명하복만이 몸에 밴 명령형 또는 시류형들 뿐이다. 역사의 흐름을 거역하거나,역사를 회피하거나,역사앞에 잠만 자지 않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역사 방향감각을 갖춘 지도자가 클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우리 정치의 성숙을 앞당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그래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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