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사태로 절하”예상깨고 절상행진 계속/16개월만에 백엔당 5백원대 회복 눈앞에/자동차ㆍ전자 등 경쟁력 되찾아국제금융시장에서의 일본엔화 강세에 힘입어 원화의 대엔환율이 1백엔당 5백원선을 회복,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수출에 적지않은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일본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백엔당 4백99원51전을 기록,지난해 4월이래 16개월만에 처음으로 사실상 5백원선에 도달했다. 대엔 원화환율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엔화가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1백엔당 5백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말 대비 이날까지의 절하율은 5.5%. 대엔화환율은 페르시아만사태 발생이후 최근들어 연일 큰폭의 상승을 계속해 왔다.
이같은 큰폭의 상승은 페르시아만사태의 영향으로 미달러화가 강세를 띠고 그밖의 일본 엔화 서독 마르크화등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일반적 예측과는 달리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각국 경제상황이나 조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미국은 경기진작을 위해 물가불안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내려야 할 판이고 일본과 서독은 과열경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금리를 오히려 올려야될 쪽이어서 전쟁이 터지면 달러강세이게 마련이라는 통념과 반대로 엔ㆍ마르크강세,달러약세 현상이 계속됐다.
페르시아만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미국의 와튼계량예측연구소(WEFA)는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여 올해말까지는 1달러당 1백45엔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페르시아만사태로 그러한 전망은 더욱 앞당겨져 현실화된 셈이다.
일본엔화는 올들어 달러당 1백43.80엔에서 시작해 한때 4월중에 1백59.77엔까지 올라갔다가 최근엔 1백40엔대로 다시 낮아지는 변동을 보였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의 이러한 변동은 「남의 일」이 아니라 당연히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대엔 원화환율은 올들어 1백엔당 4백72원6전에서 시작해 한창 엔약세를 보이던 4월 1백엔당 4백39원36전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5백원선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지난 4월 엔약세 당시의 수출동향이다. 당시 국내수출업계는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절하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여건이 종전보다 크게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는 경험을 겪고 있었다.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절하됐어도 일본엔화에 대한 환율이 큰폭으로 떨어져 치명적인 복병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엔저파동은 그이후 엔화가 일시적 약세현상을 벗어나 종전수준을 회복함으로써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이제는 그 반대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하반기들어 국내물가문제 등과 얽혀 1달러당 7백16원 안팎에서 거의 변동을 보이고 있지않지만 엔화에 대한 환율이 이처럼 크게 상승함으로써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여건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전기전자제품과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수출상품이 일본상품과 경쟁적 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일본상품이 가격상승요인을 안고 국내상품이 하락요인을 안게 되면 다소 경쟁력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은이 대엔 원화환율과 수출물량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수출은 미달러화보다도 오히려 일본엔화의 동향에 의해 더 민감하게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엔 원화환율이 오르면 수출도 늘고 내리면 수출도 부진한 양상을 보여온 것이다.
이는 국내 수출산업이 일본의 기술이전과 산업설비등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 서로 겹치기 때문에 수출시장에서도 경쟁적관계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분석은 최근 일본의 노무라경제연구소에 의해서도 또한차례 이뤄져 한국수출이 대엔 원화환율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엔 원화환율이 1백엔당 5백50원을 넘어서면 한국수출이 호황을 맞고 5백원대 밑으로 떨어지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엔 원화환율의 큰폭 상승은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유가상승등 늘어나는 부담들에 대한,예상치못한 반대급부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율변화는 어디까지나 외부여건의 변화이며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 및 신상품개발에 의한 내부적경쟁력을 수출상품이 갖추지 않는한 우리수출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일수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