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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받는 정치/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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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받는 정치/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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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9월은 정기국회 대회전을 앞둔 「가을정치」의 긴장감이 감돌게 마련이다. 예년의 이맘때면 여나 야나 나름대로 국정감사에 대비한 「칼갈이」가 한창인 시기. 야당의 의원직사퇴서 제출이후 계속되는 정치실종현상을 새삼 대비시키고 있다.정치권의 비생산성에 대한 시비는 이미 진부한 테마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정치」가 없는 요즘의 정국은 이와는 또다른 질타거리를 자초하고 있는 것 같다.

현 정국타개의 관건이 야당의 원내복귀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일이다. 중동사태의 위기감이 기승을 부릴 때 민자당이 국회의 관련상위들을 단독 소집하고,심지어 평민당에서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노동위까지 소집강행을 시도하던 일들이 현안의 진단 자체보다는 대야제스처의 성격으로 받아들여졌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거대집권당으로서 야당에게 명분을 주고,야당이 「명예롭게」 등원토록 역량을 발휘해야 할 부담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이 요즘 만들어내는 「정치소재」들을 보면 정국교착을 초래했던 지난 임시국회의 물리적 조악성을 그대로 연상시키고 있다. 정국을 풀기 위해 구상됐다던 당직개편이 하루아침에 당내 분란상만 남기고 주저앉아버리는가 하면,느닷없이 튀어나온 국회의원선거법 개정문제도 기습적 변칙성으로 인해 사안 자체의 당위성을 크게 퇴색시키는 꼴이다.

의원의 이해가 첨예한 문제인 데다,이를 이번 정기국회내에 처리하겠다는 으름장이 야당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문제제기과정에 수뇌부간의 부조가 곧바로 드러나는가 하면,이번 회기내에 처리될 수 있으리라고 점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설사 야당의 등원심리를 자극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중동사태 남북문제 증시위기 등 쌓여오기만 한 현안에 손발을 못맞추던 여야가 「제 밥그릇 늘리기」에나 머리를 맞댔다는 손가락질을 받기가 십상일 것이다.

깊어지는 정치불신이 「3김교체론」으로까지 이어지는 요즘 풍조도 이같이 「국민정치」를 「고양이 앞의 생선」처럼 농단하기에 주저하지 않는 악습이 몸에 밴 탓이라는 생각이다. 정치권의 탈슬럼프에 박수를 보낼 수 있게 해주면 안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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