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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카르텔」무너진다/이라크ㆍ쿠웨이트금수분 「증산」싸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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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카르텔」무너진다/이라크ㆍ쿠웨이트금수분 「증산」싸고 대립

입력
1990.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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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제재”추가생산 주장 사우디등 친서방국/고유가ㆍ자원보호 노려 반대 리비아등 반서방국/페만 사태로 회원국간 깊은 골… 기능회생 어려워전세계산유량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페르시아만 사태로 카르텔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로 이라크와 쿠웨이트 석유수출이 중단된 가운데 이에 따른 세계석유공급부족분 증산여부를 놓고 OPEC회원국들은 심각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페만사태 발발로 세계석유공급의 부족분은 1일 4백만배럴에 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최근 유가는 30달러선에 이르러 지난 80년초 이후 최고의 가격폭등을 나타내고 있다.

또 현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가을 이후부터는 공급부족현상이 더욱 심화돼 유가는 계속 상승될 전망이어서 자칫하면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석유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친서방 OPEC회원국들은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석유생산부족분을 각회원국들이 쿼타를 재조정하는 형식으로 추가생산해 보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원유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고유가에 따라 서방국들의 이라크제재결의가 흐트러질 위험이 있는데다 석유소비국들의 에너지 절감정책으로 오히려 석유소비량이 줄어들고 세계경제가 위축돼 자신들에게 피해가 돌아올 것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반면 반서방 OPEC회원국인 이란 리비아등은 사우디가 페만사태에 개입한 미국등 서방국을 재정적으로 돕기 위해 OPEC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증산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이라크와는 특별한 관계는 아니지만 이번 사태를 이용,유가상승에 따른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속셈인 것이다.

이들 국가들은 또 현재 선진서방국가들의 원유비축분이 충분해 쿼타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내심으로는 언제까지고 무한정 원유가 생산될 수는 없는 만큼 자국의 자원을 최대한으로 보호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라크 역시 자국의 원유는 물론 쿠웨이트의 원유까지 한방울도 수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OPEC가 증산을 결정하면 오히려 서방국가의 경제봉쇄조치를 지원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사우디의 증산방침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몇차례의 비공식회담에서 생산쿼타를 재조정할 것을 각 회원국들에 설득하면서 만약 OPEC가 증산결정을 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으로 증산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현재 1일 5백4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사우디는 추가로 1일 2백만배럴을 더 생산할 예정이며 베네수엘라 역시 1백90만배럴에서 50만배럴을 추가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전문가들은 아랍에미리트연합등 페르시아만 협력기구(GCC) 회원국들도 사우디의 증산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OPEC 규정상 13개 회원국중 10개국 이상이 찬성할 경우 쿼타의 재조정이 가능하다.

석유전문가들은 대체로 금명간 빈에서 열릴 예정인 OPEC 긴급 석유장관회담에서 일단 증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페르시아만 사태로 각 회원국간에 틈이 벌어진 만큼 내달 14일로 창설 30주년을 맞는 이 기구가 앞으로는 카르텔의 구실을 제대로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0년대 석유를 「전가의 보도」처럼 마음껏 휘둘렀던 OPEC는 80년대부터 각국의 원유생산쿼타 위반으로 크게 결속력이 약화됐었으며 유가하락에 따라 외화수입도 감소현상을 보였다.

OPEC는 79년 세계산유량의 48%를 점유했으나 지난해에는 37%로 떨어졌으며 외화수입도 4천3백억달러에서 1천1백억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80년대말부터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원유수요량도 점차 증가추세를 보여 세계원유수요는 90년대에 매년 1.5%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OPEC로서는 다시 옛 영광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됐었다.

OPEC는 이에 따라 지난 7월말 유가를 배럴당 21달러로 하는 한편 산유량을 1일 2천2백50만배럴로 결정하는 등 모처럼 결속을 보였으나 결국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으로 이 결정은 물거품이 되고만 것이다.

석유전문가들은 만약 이라크가 전쟁을 벌여 이라크와 사우디유전이 파괴될 경우 유가는 급등,OPEC가 단기적 이익은 볼 것이나 원유의 공급과잉현상이 일어나 유가상승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유전이 파괴되지 않을 경우에도 OPEC는 회원국상호간의 생산량과 가격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으로 카르텔을 제대로 형성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국 OPEC는 『알라신만이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OPEC의장인 사덱ㆍ부세나 알제리 석유장관이 말했듯이 30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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