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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민자 독주속에 국정 외면 고민하는 박실의원(월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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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민자 독주속에 국정 외면 고민하는 박실의원(월요석)

입력
1990.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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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 다혈질 치유될 날은…”「날치기」와 「탈배지」­. 지난 임시국회의 법안통과를 둘러싸고 여야가 서로간에 주고받은 극한 처방이다. 야당의 집단 의원직 사퇴서 제출이후 빚어진 정치 실종현상이 한달을 넘어서면서 정치의 역할에 대한 무거운 의문이 적지않은 시점.

의원회관을 철수한 야당의원들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고 자기손으로 「배지」를 반납한 채 국회해산을 요구하는 그들의 정체성을 스스로어떻게 정리하고 있을까.

박실의원(평민)이 털어놓은 요즘의 심경을 듣다보면 이런 종류의 질문이 미리 막혀버린다. 『3당합당이 평민당에게 계속해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게 될 것이란 건 일찍 알았지만,이제는 더이상 정국을 방치해 둘 순 없습니다』 요즘의 자신을 「박삿갓」이라고 비유하는 박의원에게 지난 한달은 아마 야당의원으로서의 「모색기」였던 것 같다.

박의원은 『3당통합이 「야합」이라는 우리의 주장은 26개 의안을 33초 만에 해치운 민자당의 저돌성에서 여실이 입증되지 않았느냐』며 『야당을 깡그리 무시하는 여당의 독주에 항거하는 방법은 당시로서는 사퇴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이 시점에서 야당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곱씹어 보게 된 것은 비단 국내ㆍ외 정세뿐 아니라 박의원 역시 다른 사퇴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의 장은 국회」라고 믿는 의회주의자면서도 스스로를 부정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회에 들어가 제한된 투쟁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고개를 든 적이 여러번이었다고 말한다. 동시에 당명을 아는 조직원이라는 사실 또한 무거운 부담이 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그래서 박의원은 요즘 『날치기 통과가 기어이 강행되는 다수의 횡포와,이의 항거수단으로 사퇴라는 자결까지 동원하는 우리 정치의 다혈질이 치유될 수는 없을까』라는 답답함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런 만큼 민자당에 대한 그의 주문은 『날치기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데서부터 물꼬를 터야 한다』는 단호한 것이다.<조재용기자>

◇전북 정주. 서울대 정치학과ㆍ미조지아대 대학원졸. 한국일보 정치부차장 한국기자협회장. 신민당대변인ㆍ정책연구실장 평민당 수석부총무. 12ㆍ13대 의원(동작을). 5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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