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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지지” 요르단인 외대 바니야신교수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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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지지” 요르단인 외대 바니야신교수 기고

입력
1990.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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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페만사태구실 중동지배 강화”/쿠웨이트는 본래 이라크토사,영이 독립시켜/미,영향력상실에 초조… 이라크를 희생양 삼아전면적인 군사대결의 외길로 치닫는 페르시아만사태는 이제 개전의 시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응징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아랍권내에는 이라크를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태에 대한 보다 균형있는 접근을 위해 이라크입장을 지지하는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 라슬란ㆍAㆍ바니야신씨의 기고문을 싣는다. 요르단인인 바니야신씨는 올해 44세로 요르단 피야르모크대학에서 언어학을 강의하다 현재는 외대 아랍어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다.<편집자주>

현재 중동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급박한 위기상황을 우리가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인류최초의 문명발상지이며 이슬람교의 요람인 중동은 이같은 역사ㆍ종교적 중요성에 관계없이 세계최대의 원유매장량을 보유한 지정학적 및 전략적 요충이다.

이같은 중요성때문에 미국등 서방세력은 1차대전 이후 중동지역을 그들의 지배권하에 두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왔으며 이번 페만사태도 그같은 시도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아랍권은 이슬람이란 정신적 지주아래 언어ㆍ인종ㆍ역사등을 공유하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동질성을 갖고 있다.

서방세력들은 「분할과 통치」라는 고전적 식민지배 방식을 통해 아랍권을 분열시켜왔으며 이는 이번 사태 과정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15세기 이후 중동지역을 지배해온 오스만 터키제국이 붕괴하자 영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등은 이 지역을 그들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당시 아랍인들은 자신들을 오스만제국의 속박에서 해방시켜주겠다는 영국의 약속을 믿고 영국을 도와 오스만제국과 싸웠다.

그러나 영국은 아랍인의 의사와 역사를 무시한채 그들 의사대로 아랍을 분할했다.

영국은 지난 61년 쿠웨이트가 이라크영토의 일부였다는 이라크의 주장을 외면한 채 별도의 왕정국가로 독립시켰다. 1913년 공표된 오스만제국의 한 법령은 현재 이라크 남부지역인 바스라주가 바스라ㆍ쿠웨이트ㆍ큐란ㆍ포등 4개지역으로 구성돼 있다고 명시,이라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렇게 탄생한 쿠웨이트왕정은 그후에도 역사의 흐름을 역류하는 왕정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서방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

쿠웨이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결정을 번번이 위반하며 원유를 과잉생산,이에 따른 유가하락으로 아랍형제국들에게 큰 타격을 주어 왔다.

80년 이란의 호메이니가 페만 왕정국가들,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 회교혁명을 수출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이들은 이라크가 방파제 역할을 하도록 떼밀었다.

쿠웨이트등 왕정국가들은 당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이라크가 전쟁을 끝내자 엄청난 인적ㆍ물적피해를 입은 이라크에 대해 그들이 제공했던 전비를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페만 사태는 이같은 배경에서 시작됐으나 서방언론들은 일방적으로 이라크를 침략자로 매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이번 사태를 파국적인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은 이라크가 사우디를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보호를 명분으로 이 지역에 2차대전 이후 최대규모의 군사력을 배치했다.

이는 미국이 애초부터 이번 사태를 이라크에 대한 전면전으로 확산할 의도를 갖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즉 미국의 의도는 이번 사태를 구실로 사담ㆍ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제거하고 이라크의 잠재력을 철저히 분쇄,중동지역에 대한 그들의 지배권을 영구히 확보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 사우디등에 영구 군사기지를 설치,원유자원에 대한 아랍인의 자결권을 제한하려 할 것이다.

미군주둔은 또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팽창주의를 보호하는 기능도 하게 될 것도 분명하다.

미국은 자신들이 세계질서의 수호자인양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들의 대외정책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중동을 장악하려는 것은 최근의 국제정세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세계 초강대국을 자처하는 미국은 동유럽의 변화로 유럽지역에 대한 기존의 영향력을 급격히 상실해 왔다.

거대한 군산복합체인 미국은 새로운 적을 찾아 그들의 영향력을 회복하고 군수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라크를 그 대상으로 삼은 흔적이 강하다.

미국이 전세계를 재앙에 빠뜨리게 될 3차세계대전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것은 국제사회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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