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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 끝났다” 허탈감/6백선 끝내 붕괴… 증권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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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 끝났다” 허탈감/6백선 끝내 붕괴… 증권가 표정

입력
1990.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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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필요없다”성토/“이라크철수설”“사실무근”에 희비 쌍곡선/증안기금관계자 “이젠 몇선지키나”곤혹○…어느정도 예상되긴 했었지만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24일 개장과 함께 마침내 붕괴되자 투자자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체념속에서도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며 당황스러워하는 모습.

이날 아침부터 대부분의 증권사객장은 투자자들이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개점휴업」상태였는데 객장에 나온 투자자들은 전장개장과 함께 6백선이 무너지자 일시에 긴장감이 풀리고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일부 객장에서는 투자자들은 물론 증권사직원들도 이구동성으로 『갈때까지 가 이제 증시부양책도 필요없다』며 현정권을 원색적으로 성토하고 『이제 같이 죽는 방법밖에 없다』는 등의 극언까지 서슴지 않는등 흉흉한 상가 풍경을 방불.

또 서울증권 올림픽지점과 대유증권 명동지점에서는 투자자들이 50여명씩 모여 『증권회사 문닫아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여 영업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쌍용증권 대전지점에서는 투자자 50여명이 모여 증권정책담당자 및 민자당관계자의 모의장례식을 거행.

○…전장개장직후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철수설이 전해져 일시 하락세가 멈추고 투자자들은 『마침내 살았다』고 환호했으나 곧바로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투자자들은 철수설이 나돌자 시세전광판을 아랑곳하지 않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각 언론사마다 문의전화를 하느라 한바탕 소동.

상오 10시께 철수가 아닌 병력교체로 확인되자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으로 『차라리 중동전쟁이 벌어져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 편하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피가 마를 것』이라고 한숨.

중동사태마저 해결조짐을 보이지 않자 투기성매물이 대거 출회,매도대 매수비율이 9대1로 매도세가 완전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매수주문을 내는 투자자들은 자취를 감추고 서둘러 주식을 처분하려는 투자자 일색.

○…주가폭락으로 신 저가 종목이 속출하는 가운데 증권주도 1만원대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증권공황이 전개되는듯한 느낌.

이미 은행주가 1만원대이하로 곤두박질한데 이어 이날부터는 증권주들도 9천원대 시대로 돌입.

지난 89년 4월 절정기때 6만원대에 육박했던 증권주들이 이날 상당수 하한가까지 곤두박질,1만원대를 밑돌게되자 증권주 투자자들은 유무상증자에 따른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했을 경우 최고 96%까지의 손실률을 기록.

특히 증권사 대주주들이 마구 남발,재미를 보았던 우선주 거의 대부분이 1만원대를 밑돌아 눈길.

증권주가 곤두박질하는 가운데 이날 H증권등 일부 증권사의 부도설이 끊임없이 나돌아 증권사객장은 한결 어수선한 분위기.

○…개장과 동시에 6백선이 붕괴되자 6백선을 지키느라 사력을 다했던 증안기금의 관계자들은 『매물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데 우린들 어떻게 할 수 있느냐』며 허탈한 표정.

6백선지지를 위해 최근들어 연일 1천억원 이상의 매입주문을 내며 무차별 주식매수에 나섰던 증안기금은 6백선이 붕괴되자 또다른 방어선을 어느수준에 정해야 할지 모른다며 당황해하는 모습.

출범당시 증시의 강력한 구원투수임을 자임했던 증안기금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증안기금무용론」까지 대두되자 몹시 곤혹스런 입장.

증안기금의 한 관계자는 『쏟아지는 장대비(매물)를 손바닥(증안기금)으로 막는 꼴』이라며 『실탄사용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하소연.

한편 이날 상오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증시를 방문하자 공교롭게 6백선이 붕괴되자 일부투자자들이 『증안기금이 야당총재를 물먹이려고 소극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

○…투자자들은 정부를 크게 성토하는 가운데 증시가 회생의 전기를 맞기위해서는 통치권차원의 의지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

이제는 「부양」이라는 말은 증시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 발상의 대전환을 통한 획기적 대책만이 유일무이한 길이라고 지적.

한편 증권당국은 담당부서가 아닌 정부전체차원의 증시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

증권당국은 이미 증시대책을 마련해놓고 발표시점만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성급히 증시대책을 내놓을 경우 뒤이어 중동사태가 전쟁으로 확산되면 무책으로 될 우려가 있기 때문. 따라서 증시대책은 중동사태가 어떤식으로든 결말이 난뒤에 발표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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