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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 전면전 카운트다운/「일전」 결심 굳혀가는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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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 전면전 카운트다운/「일전」 결심 굳혀가는 부시

입력
1990.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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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는 재정ㆍ사기에 영향 우려/미 병력 공세배치 완료로 “적기”/쿠웨이트주재 공관 「위해」받는 순간 개전 가능성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것으로 비유되는 페르시아만사태가 이번 주말을 고비로 마침내 「전쟁의 방아쇠」를 서로 당기는 절차만 남겨둔 형국으로 화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주재 외교관들에게 24일(현지시간)까지 자국 대사관을 철수하라고 최후통첩을 내리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19개국이 이를 거부한 가운데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의 줄다리기를 계기로 페만사태는 결국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에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쿠웨이트주재 미대사관은 이른바 「작은 요새」로 만일 이라크군이 무력으로 대사관에 진입할 경우 충돌은 불가피하며 미국에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등 서방국들은 자국 대사관이 피해를 입을 경우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임을 강조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선전포고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쿠웨이트를 합병한 이라크로서는 쿠웨이트내에 별도의 외국 대사관이 계속 주재한다는 것은 자국 주권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결코 이를 좌시할 수만은 없는 입장인 것이다.

따라서 페만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긴박감속에 전쟁임박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데 세계 증시마저 폭락을 거듭하는등 지금까지 내연해왔던 위기감이 이번에는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오는 25일까지 페만에 필요한 병력을 모두 배치완료할 예정이며 군도 이제까지의 방어적 위치에서 공세적 태세로 전환하고 있다.

부시 미대통령도 최근까지의 원론적 대응에서 탈피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지난 22일 예비군동원령을 내리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질이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부시대통령은 또 『유엔이 승인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필요하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전세계가 국제법을 위반한 자를 응징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미군은 언제든지 행동할 것』이라고 군사적 행동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미 행정부가 이처럼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와 재야를 비롯한 군사전문가들의 「속전속결」 주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헨리ㆍ키신저 전대통령안보보좌관등 재야인사들은 미국인등 서방인질들 때문에 현 사태를 타협국면으로 몰고간다면 앞으로 세계정세는 이번 사태보다 더욱 위험스런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키신저는 『이라크와 미국이 현 상황에서 계속 대치할 경우 사우디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결국 이라크의 선전에 휘말려 아랍영토에 외국군을 주둔시켰다는 오명을 쓰게 되고 테러공격만 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인질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군사행동을 개시,인질의 가치를 「절하」시킬 경우 이라크는 오히려 인질을 협박도구로 이용하지 못할 것이며 국제적 여론의 비난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다른 중동전문가는 현재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전세계의 공통인식이 흐트러지기 시작하고 있으며 중동의 반미ㆍ반외세 경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이라크 공격이 지연되면 될수록 사담ㆍ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페이스에 말려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이 더한층 적자를 기록할 것이며 이에따른 경제위축과 엄청난 군비,또 뜨거운 사막에서 무한정 명령만 기다려야 되는 군대의 사기문제등으로 고전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전쟁불가피론자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결코 세계유가나 쿠웨이트왕정을 회복하는 문제가 아니며 아랍내부에서 해결될 수도 없다고 말한다.

후세인이 「중동의 패자」가 된다면 어떤 국가도 그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따라서 이러한 「힘의 대결」에서 무력행사는 당연한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한다면 양측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만은 분명하며 미국이 승리하더라도 아랍세계의 안정이 이룩된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그라나다나 파나마처럼 쉽사리 이라크를 공격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제재가 제대로 힘을 발효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경우 서방의 단결력이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 있으며 그 기간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세계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미국등 서방국가의 선택의 폭은 군사적 대응으로 좁아지고 있다.

이번 전쟁의 승자가 누구인가는 거의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그 후유증 역시 엄청날 것이란 점도 확실하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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