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빚 부도우려 잠적 가능성 커/해고 조직원이 유인 범행 추정도무학성카바레대표 오창식씨(44)가 실종된지 21일로 8일이 지나도록 행방이 오리무중인채 사건은 의문만 더해가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단순교통사고로 숨지거나 자살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자작극에 의한 잠적 또는 납치ㆍ피살 두갈래로 수사방향을 압축하고 있으나 이날 출두한 정귀열씨(36)와 양회룡씨(29)의 내연의 처 변모씨(28)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잠적쪽으로 심증을 굳히고 있다.
▷잠적도피◁
오씨가 교통사고사 또는 자살을 위장,잠적했을 것이라는 추리는 오씨의 복잡한 채무관계와 오씨실종과 함께 터져나온 부도사태에서 비롯된다.
오씨는 대지 1백20여평,건평 1백여평인 집을 담보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대아신용금고에서 2억여원을 대출받은 것을 비롯,모두 20여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지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4월 무학성카바레를 인수할 때도 H실업 김모씨(43) 등 3명의 명의로 동대문 새서울 상호신용금고에서 7억원을 융자받았으며 인수자금 24억원도 대부분 부채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엄청난 빚을 져가며 인수한 카바레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어음결제도 부도직전에 이르자 사고사ㆍ자살을 위장,일단 잠적했으리라는 것이다.
21일 경찰에 출두한 정씨도 오씨가 지난13일 술을 마시며 『피해있어야 겠다』고 말했다고 진술,잠적설을 뒷받침해 줬다.
경찰은 오씨가 볼보승용차를 청평호에 빠뜨리는 자작극을 연출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있다.
이날 현재 오씨의 거래은행이던 조흥은행 연지동지점에 접수된 어음부도액 13여억원중 11억원이 주류판매상 등이 아닌 오씨와 사금융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의한 신고라는 점도 오씨의 채무압박을 입증해 준다.
또 최근 오씨는 도박에 손을대 곳곳에 노름빚까지 깔아 놓고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오씨 가족들은 『20년 가까이 무사고운전을 해온 솜씨』라고 교통사고 가능성을 일축하며 『자살이든 타살이든 죽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납치ㆍ피살◁
경찰은 그러나 오씨가 룸살롱 카바레 등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게된 조직폭력배와의 마찰ㆍ알력으로 인한 납치살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흥업소경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관계를 맺어왔던 어떤 폭력조직과의 사이에 이권ㆍ영업세 등을 둘러싼 마찰이 생겨 납치됐다가 살해됐을 것이라는 추리다.
이와함께 오씨가 무학성카바레를 인수할 때 돈을 대준 채권자들이 카바레경영이 부진하자 돈을 돌려받기위해 청부납치했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경찰은 이와관련,서진룸살롱사건의 장진석파 행동대원이었던 양씨가 이번 사건에 어떤쪽이든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양씨의 신병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씨는 지난 5월부터 오씨의 보디가드로 따라다니며 이태원 N관광호텔디스코테크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악어와 악어새」의 밀월관계였던 둘사이에 불화가 생겨 오씨가 양씨를 해고하자 양씨가 오씨를 청평으로 유인해 본때를 보이려 했을수도 있다.
이에대해 양씨의 내연의 처 변모씨는 『양씨가 두차례 전화를 걸어와 「나는 절대 오씨를 납치하지 않았다. 전과자라 오해를 살까봐 피해있을 뿐이다」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양씨의 범행을 부인했다.<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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