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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브라질→이라크 무기기술이전 신경전(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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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브라질→이라크 무기기술이전 신경전(세계의 창)

입력
1990.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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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기술진 「로켓」 노하우 전수/슈퍼컴 정보 제공땐 핵보유 가능/미 언론들 위험성 경고… 미 정부서도 “전전긍긍”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한 이라크는 중동 최강의 1백만병력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그래봐야 인구 1천5백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그런 이라크가 초강대국인 미국을 향해 일전도 불사할 꼿꼿한 자세를 지키고 있다.

이라크는 과연 무얼믿고 그토록 당당한 것일까. 사담ㆍ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호전성과 배포는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세계가 이라크 하나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것은 그만큼 이라크가 파괴력이 강력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라크가 이처럼 강력한 무기들을 보유할 수 있게 된데는 엉뚱하게도 브라질의 도움이 크다.

브라질은 지난해 초부터 기술진을 이라크에 파견해 로켓기체역학과 추진력 제어장치 등에 관한 노하우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라크는 지난해말 인공위성을 지구정지궤도에 띄울 수 있는 우주로켓발사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현재 미국의 IBM사가 브라질에 슈퍼컴퓨터를 판매하기로 거의 합의를 했다는 사실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슈퍼컴퓨터와 군사력과는 무관한듯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대 첨단기술의 백미인 슈퍼컴퓨터가 브라질의 손에 들어갈 경우,이라크는 곧바로 장거리 핵미사일을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슈퍼컴퓨터가 있으면 미사일설계자는 손쉽게 정확한 로켓엔진의 추진력과 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할때 탄두에 가해지는 압력과 열을 산출해 낼 수 있다. 이밖에 발사에서 목표지점도달까지 미사일에 미치는 거의 모든 역학변수를 뽑아낼 수 있다.

또 핵폭탄설계자는 슈퍼컴퓨터로 핵탄두격발에 필요한 충격파와 핵연쇄반응에서 중성자의 증폭도를 계산해낼 수 있다.

따라서 IBM의 슈퍼컴퓨터가 브라질에 팔리면 브라질은 실질적으로 장거리 핵미사일제조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취득하게 되는 셈이며,이는 곧 이라크도 막바로 가공할 장거리 핵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라크로 인해 가뜩이나 골치를 앓고 있는 미국이 브라질에 슈퍼컴퓨터를 판매하려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IBM의 막강한 로비가 작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핵확산 금지조약에 따라 자국의 핵시설에 대한 국제감시기구의 사찰을 허용하는 나라에 한해 슈퍼컴퓨터를 판매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은 모든 점에서 결격사유를 지니고 있다. IBM은 브라질과 이라크의 미사일 개발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브라질의 연구기관이 이라크의 미사일제조를 도와준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서독 등 서방의 정보기관들은 브라질의 항공기술센터(CTA)와 항공기 제조회사인 엠브레이어사가 이라크에 미사일 제조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CTA는 최근 우주로켓인 「손다 4호」를 개발한후 이를 핵탄두도 적재할 수 있는 미사일로 개조하는데 성공할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CTA가 지난 89년초 이라크의 미사일제조를 도왔다는 것은 이미 브라질언론이 보도했을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재 미국과 이라크가 일촉즉발의 대치상태이지만 미국정부가 브라질에 슈퍼컴퓨터를 판매하려는 IBM사의 의도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중동지역에서 이라크의 군사적위협이 높아지기 시작할때부터 미 언론들은 브라질에 대한 슈퍼컴퓨터 판매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거래는 이미 성사단계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체에선 미국의 안보나 세계평화보다는 하나라도 더팔아 이익을 챙기려 하기 마련이고 그러자니 이번 중동사태처럼 세계의 평화와 미국의 국익이 침해받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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