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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바항은 태풍전야의 긴장감/김영환특파원 현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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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바항은 태풍전야의 긴장감/김영환특파원 현지르포

입력
1990.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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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반이 이라크행,봉쇄땐 요르단경제도 치명타/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무대… 관광객 발길 끊겨/정박선 격감… 주민들 미에 도전적홍해에 면한 시나이반도와 사우디아라비아반도 사이의 작은 아카바만의 항구 아카바가 최근 국제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아카바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3백50㎞ 떨어진 요르단 유일의 항구. 이라크도 바다라곤 페르시아만 입구의 좁은 지역 바스라 밖에 없어 우호적인 요르단의 긴 육로를 통해 연결될 수 있는 또하나의 해양 접속점이라는 점에서 지금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온천과 같은 느낌을 주는 종려나무의 거리가 있는 이 작은 항구는 태양빛에 짓눌려 조는 듯 하지만 이는 태풍전의 정적과도 같은 느낌일 뿐이다.

나무가 없는 급격한 바위산과 짙푸른 바다 사이에 낀 이 항구가 바그다드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의의 이행과 관련한 중요한 고리가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자연풍경은 아무것도 없다.

이스라엘의 에일라트항과 만을 공유하는 인구 4만의 아카바항은 사실상 이라크의 마지막 해양 접근점으로 평상시 이곳에 양륙되는 화물의 절반은 암만을 거쳐 1천㎞ 이상 떨어진 이라크의 각지로 가는 것들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보복으로 유엔 금수결의를 채택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후세인 요르단 국왕의 방미를 이틀 앞둔 지난 13일 『물자가 계속 아카바를 통해 이라크로 이동한다면 이라크에 대한 해상봉쇄가 요르단으로 연장될 수 있음』을 밝히고 요르단이 금수를 지키면 원조를 베풀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이 대 이라크 봉쇄에 있어 성공의 고리를 이루는 이 작은 남부항구는 요르단 경제의 사활도 쥐고 있는 만큼 미국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부채질하면서 강한 압력 속에 놓여 있는 것이다.

『미국은 요르단이 서방국민들의 철수를 도와주도록 이라크와의 국경개방을 기대하면서 어떻게 식료품 공급과 의약품 수송의 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가』고 이지방 기업가인 아민ㆍ카와르사의 간부이상ㆍ카와르씨는 미국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82년부터 아카바­바그다드의 1천2백㎞ 노선을 뛰고 있는 한 트럭운전사는 『그들은 우리에게 1천6백만 아랍인들(이라크)을 죽게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아카바항에는 15척의 배들이 정박해 있다. 그러나 선박들이 짐을 부리고 떠나면 항구의 활동은 정체되리라는 예상이다. 항구의 정박선 숫자는 하루 평균 35척이었으나 지금은 15척으로 줄었으며 그것도 대부분 쿠웨이트 위기 전에 도착한 배들이다.

선박회사의 간부들은 이라크행 곡물선적을 중단한 화주들의 결정에 분개하면서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요르단 정부와 국민들은 아카바항의 봉쇄가 자국 정세에 치명적임을 알고 있다. 요르단은 석유의 전부를 현재 이라크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또 자국수출의 4분의1을 이라크에 의존한다. 바그다드는 90년 요르단에 5천만달러의 재정원조를 제공하고 빚 1억4천만달러를 갚아주기도 했다.

요르단의 입장이 더욱 난처한 것은 요르단 국민들이 사담ㆍ후세인 이라크 대통령편을 들고 있어 요르단 정부의 운신폭이 제한되는데 있다. 요르단의 사담지지 시위도 바로 그것이다.

아카바항 전체는 홍해로 면한 아카바만의 10여㎞에 뻗혀 있었다. 전방 10여㎞ 미만의 지점에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반환한 시나이반도와 타바항이 있다. 또 아카바만을 공유하는 이스라엘의 에일라토항이 있다.

아카바항의 타격은 선박하역과 수송 등 총수입을 감안할 때 봉쇄로 인한 첫해의 손실은 12억달러에 이르고 엄청난 실업자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두에서만 5천명이 일하고 트럭운전사도 2만명에 달한다.

또 다른수입원인 아카바항 관광도 시련을 겪고 있다. 예약률이 20%나 떨어졌다. 한 관광사는 『폭발적인 정치상황을 볼 때 금년계약을 취소한다. 내년에 보자』는 텔렉스를 보내 주었다. 그러나 우울한 분위기에도 불구,주민과 근로자들은 미국의 위협에 도전적인 태도를 보인다.

『금수가 된다면 나는 이라크편에서 싸우겠다』고 한 컨테이너 트럭운전사는 말했다.

아카바항은 또 근대적 휴양지이기도 하다. 대상이 지나가는 요충으로 번영했으나 오랫동안 잊혀져 왔다.

그러다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촬영으로 다시 유명해 졌다. 영화의 촬영팀은 아카바에 본부를 설치하고 영화에서 중요한 항구의 장면을 아카바에서 찍었다는 것이다.

작고 아름다운 아카바 항구가 페만의 위기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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