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이 뒤뚱거리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3당합당이후 3계파간에 일정치 않은 보폭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던 민자당이 「총체적 난국」을 거친 후에도 최근의 「갖가지 국면」에서 효과적 대응자세를 마련하지 못해 빈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이 민자당의 자체모순에 의해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치유」는 쉽지 않게 보여진다.다시말해 김영삼대표의 발빠른 행보,김대표와 김종필최고위원의 새로운 갈등,김대표와 박철언 전정무장관간의 잇단 불협화음 등은 내각제개헌을 염두에 둔 계파간의 「알력」과 차기대권을 노리는 파워게임의 양상이 계속 식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각 계파간의 이러한 갈등이 향후 권력의 향방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시선을 외부로 돌려 국민의 입장에 서면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정국안정」과 「지역감정 해소」라는 명분아래 합쳤다는 3당합당의 명분은 정국안정보다 오히려 무절제한 「파워게임」으로 정국을 수렁으로 빠져들게 해 국민에게 불신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내각제개헌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민자당 수뇌부가 그동안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를 묻고 싶다.
국민의 눈에는 3계파가 합당이후 줄곧 힘겨루기만 해온 것으로 비쳐지고 있고 그나마 주요현안에 대한 처방마저 3파3색이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날치기통과」가 불가피했다 하더라도 이로인한 경색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책임은 집권당인 민자당에 있다는 것이 상식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민정ㆍ민주ㆍ공화계가 협상을 통한 야권의 원내복귀 명분제공 방법등에 각각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집권당으로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또 정치상황에 민감한 증시폭락의 처방을 놓고 뚜렷한 대안도 없이 민주ㆍ공화계가 불쑥 사견만 던지는 것도 무책의 한 단면이다.
개헌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과 각 계파간에 주고받는 갈팡질팡으로 문제해결과 위기관리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치집단이 민자당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정치의 기능을 크게 갈등처리와 사회통합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면 민자당은 정치의 순기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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