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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등원명분/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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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등원명분/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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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에서는 여당인 민자당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몇몇상위가 연달아 열리고 있다.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전체회의란 이름으로 변칙운영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이상한것은 그러한 이상현상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단독국회를 이끌어가는 민자당이 태연한것은 말할것도 없고 행정부쪽에서 나온 장관들은 야당이 없어 홀가분하다는 표정이다.야당은 의원직사퇴서를 냈다고 우리국회가 아니고 남의나라 국회라도 보듯 아무말이 없다. 야당이 침묵하고 있으니 일반국민들도 여당단독 국회가 이상한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안주하는것 같다. 이제는 여야나 국민모두가 파행정치에 그만큼 만성이 되어 감각조차 없어져 버린듯한 인상이다.

순리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는 파행정치 자체에 신물이 나서 흥미를 잃고 자포자기에 빠져드는게 아니냐는 우려들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파동이나 변칙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같다. 야당의원들의 일괄사퇴서 제출만해도 그렇다. 야당은 거여합당에 대응하는 최대의 무기로 의원직사퇴라는 최후수단을 동원했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지 않는 것같다. 여당에서 수리할리가 만무하다는 것을 야당자신이나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직사퇴라는 카드가 강수로서의 긴박감을 잃어가고 날이갈수록 퇴색해가고 있다면 야당도 생각을 달리할 수 밖에 없다. 즉 이번 정기국회를 계기로 일대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해산­총선실시」라는 너무나 커다란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다소 쑥스럽게 생각될 지 모른다. 그러나 등원의 명분은 굳이 여당에서 던져주는 것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먼저 정기국회를 지금의 상위운영처럼 여당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명분이다.

여당은 야당이 안들어오면 단독운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모르나 그반대로 아주편하게 정부 여당이 필요로하는 안건들을 마음대로 처리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사퇴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여당 마음대로 굴러가는 국회를 밖에서 방관만 할 경우 야당은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을지도 모른다. 정기국회는 새해 예산안등 민생문제와 아울러 지자제관계등 중요안건을 다루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누구보다도 지자제에 관심이 많은 야당이라면 이번 정기국회를 보이콧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심상치 않은 중동전운,진전이 없는 남북관계,회생불능의 증권시장,후퇴만 거듭하는 수출전선,부유층의 과소비,치솟는 물가,어려워져가는 서민생활등 숱한 문제들을 야당이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이런문제들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야당이 아니라 자신의 정권욕에 사로잡혀 있는 야당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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